안녕하세요 주식덕후입니다.
정말 오랜만의 포스팅이네요, 7월에도 글로벌 증시는 변동성이 심했는데요, 아마도 시장에 굵직한 일들이 많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7월의 시황을 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커지는 차이나 리스크
시진핑의 3연임 여부와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대비하며 당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 주식시장이 아닌 미국에 상장한 중국의 차량공유업체인 ‘디디추싱’을 비롯하여 자국의 테크기업들에 대한 제제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텐센트, 알리바바, 디디추싱, 사교육 업체 등 수많은 기술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는 추세입니다. 역대급 수준의 당국 규제에 겁먹은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자본을 급히 처분했기 때문에 본토 시장에서 수 일만에 수 백조원의 자금이 사라졌고 이는 기관과 개인 투자자 모두에게 막대한 손실로 이어졌습니다. 저 역시 KB 증권의 중국본토 A주 펀드로 중국 시장에 투자를 하고 있는데요, 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가 아님에도 ‘차이나 리스크 회피’ 심리에 따라 현재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혹여 중국 기업에 투자하려는 분들은 앞으로 당국이 가장 경계하는 요소인 ‘인민 개인 데이터’를 다루는 테크 기업보다는 당분간 높은 수준의 지원이 이뤄질 전기차와 2차전지 섹터의 기업에 투자하시길 추천드립니다.
https://biz.sbs.co.kr/article/20000025529?division=NAVER
2. 아마존과 AMD 주가 흐름
아마존은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장외 시간에 8% 하락한 반면 AMD는 실적 발표 이후 박스권을 뚫고 52주 신고가를 기록하였습니다. 아마존은 이커머스 기업으로 대표적인 코로나 수혜주였습니다. 한국에서 쿠팡이 작년 한 해 기록적인 매출을 올렸던 것처럼 미국에서도 팬데믹 기간 시민들이 필요한 물품의 대부분을 아마존을 비롯한 이커머스 기업을 통해 구매했습니다. 따라서 아마존의 주가 역시 팬데믹 이후 고공상승하는 추세였으나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으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었고, 시민들은 오프라인 활동을 재개하였습니다. 그런 이유로 아마존은 2분기 좋지 못한 실적을 기록하였고 3,4분기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언급하였습니다. 이번 실적 발표시 사측이 제시한 3분기 매출 증가율은 10~16%인데, 이는 기존에 아마존이 보여주던 매년 30% 이상의 높은 성장률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커머스 대표기업인 아마존의 주가가 급락함에 따라 투자자들은 그간 코로나 특수를 누린 전자상거래 관련 기업&물류 기업 주식을 차익실현하고 하반기 상승이 예상되는 반도체&반도체 장비, 자동차, 배당주로 자금을 이동하고 있습니다. 7/31일 기준으로 패이팔, UPS, 엣시(수공예품 판매하는) 주가는 평균 6% 정도 하락하였고 테슬라, ASML, 알파벳, 화이자(제약사 but 배당주이기도 함)는 주가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아마존과 달리 AMD는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YOY) 99% 증가한 38.5억 달러를 기록하였고 주당순이익(EPS)은 0.53달러를 기록하며 YOY 기준으로 250% 증가한 말 그대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습니다. 어닝 서프라이즈에 기여한 요인은 첫째, 고부가가치 제품군의 판매량 증가와 둘째, 엔터프라이즈 임베디드 및 세미 커스텀 제품 부문 매출이 있습니다. 엔터프라이즈 임베디드 및 세미 커스텀 제품이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와 MS의 엑스박스 시리즈 X, 그리고 서버용 프로세서 에픽을 의미합니다. 전 산업군에서의 반도체 공급 부족에도 불구하고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은 콘솔 게임기 역사상 가장 빠른 판매 속도를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두 게임기 모두에 GPU와 CPU를 공급하는 AMD는 판매량 증가의 과실을 오롯이 누리며 해당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183% 성장한 16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AMD와 아마존의 상반된 주가 흐름을 결정한 가장 큰 요소는 앞으로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입니다. AMD는 이번 실적 발표 때 연간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를 50%에서 60%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또한 향후 3년간 주당순이익의 성장률도 연평균 41%를 예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2분기 미국 국가 경제 성장률이 예상치였던 8.1%에 못 미치는 6%대를 기록하며 미국 경제에 대한 피크 아웃 불안감이 있는 요즘, 당분간 엄청난 성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이 나타났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AMD를 주목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저 역시 AMD를 작년 초에 40달러 대에 매입한 뒤 80달러에 전액 매도하고 올해 6월부터 조금씩 다시 모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폭등했기 때문에 조정을 받기 전까지는 매입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ㅎㅎㅎ. 조금 더 매입할 걸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3. 코스피 하루평균 거래대금 급감
델타 변이 재확산, 미국의 테이퍼링 여부, 중국발 고강도 기업규제에 여름휴가까지 겹치며 주식거래 대금이 급감하였습니다. 거래대금이 급격히 감소한 근본적인 원인은 삼성전자, 카카오 등의 대형주가 박스권에 갇히며 코스피 지수 전체가 횡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11월 이후로 일 평균 거래대금은 10조원 이하인 날이 없었고 급등을 거듭하던 1월에는 일 평균 거래대금이 40조원에 이른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7월 들어 고점을 찍은 뒤 한 달 간 횡보를 이어가자 거래대금 역시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은 상승장에서 투자를 늘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외인들이 매도를 멈추고 다시 국내 기업에 투자하기 시작한다면 거래대금 역시 크게 증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2월에서 7월까지 하락추세에 있는 거래대금으로 인해 동학개미 열풍의 영향으로 증권사들이 작년에 기록했던 놀라운 순이익이 올해에는 다시 재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봅니다.
4. 테슬라와 폭스바겐의 전기차 싸움
"자동차 시장의 티핑포인트가 가까워지고 있다. 10년 안에 준비될 것이다". 독일의 고급차 브랜드 메르세데스 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의 최고경영자는 2030년까지 자사의 모든 제품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는 2019년 다임러가 선언한 2030년까지 50% 이상을 전기차로의 전환이라는 목표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입니다. 세계 최대 자동차 판매량을 자랑하는 폭스바겐 역시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50%까지 늘릴 것이라며 2025년까지 90조원 이상을 관련 기술개발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내연차 시장을 주도해온 이들 기업들이 급속도로 전기차 제품군을 늘리는 까닭은 7월 중순 EU에서 발표한 탄소국경세 등 강화되는 국제사회의 기업에 대한 환경 규제와 관계있습니다. 최근 들어 EU뿐만 아니라 미국 상원에서도 탄소국경세와 관련된 논의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막대한 온실가스를 내뿜으며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왔던 자동차를 판매하는 이들 기업들은 강한 규제 역풍으로 경쟁에서 도태되기 전에 관련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을 개척하였고 소비자에게 가장 친숙한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가 최근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테슬라는 올해 2분기 11억 4천만 달러(1조 31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처음으로 1조 이상의 분기 순이익을 달성했습니다. 이번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0배 넘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2021년 2분기 매출액은 119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배로 늘었고 월가 추정치였던 113억 달러를 상회한 '어닝 서프라이즈'였습니다. 이같은 기록적인 실적을 달성할 수 있던 배경으로는 중국에서의 매출 호조와 원가 절감으로 인한 자동차 총 마진의 증가 등이 점쳐집니다. 올해 2분기 중국 시장 매출은 3조 3천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동기보다 104%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또한, 얼마 전 공개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베타 버전인 'FSD 9'이 출시, 일부 이용자에게 배포되며 작동 영상이 커뮤니티에 업로드되며 완전 자율주행 시대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테슬라는 앞으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구독형 서비스로 출시하겠다 밝혔는데, 이것을 시장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지난한 횡보 끝에 동사의 주가는 지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일론 머스크를 정말 좋아합니다. 저 이외에도 스페이스 X, 솔라시티, 테슬라, 뉴럴링크 등 그의 멈추지 않는 도전정신이 많은 이들을 매료시키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이제 일론 머스크를 존경하는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매력적인 기업이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자율주행 차량을 구매한다면 테슬라의 제품을 구입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테슬라를 좋아하며 점차 개선되는 실적에도 불구라고 주주가 될 것을 망설이는 이유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빠르게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며 테슬라 혼자 누리던 시장의 과실을 더 이상 독점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죠. 아마 많은 분들이 이러한 이유로 테슬라 주식을 쉬이 매수하지 못하고 계실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폭스바겐이라는 거대 완성차 기업의 관록과 테슬라, 니오, 샤오펑 등 신규 진입자의 '혁신 정신' 중 어느 것에 소비자들이 더 매료될지 앞으로 신중히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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