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HW 밸류체인에 속한 국내 기업 중 가장 수혜를 많이 누렸던 SK하이닉스는 개장 후 7.6% 급락한 199,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한미반도체 등의 반도체 주도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데이터센터 증설의 수혜를 누릴 것이라 예상되던 LS일렉트릭, 일진전기 등이 전력망 관련 기업들도 약세를 보이고 있네요. 반면, 네이버, 카카오 등 SW 기업들의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저비용 AI 모델인 Deepseek의 등장은 HW 기업 입장에서는 불행한 소식이지만 SW 기업들에게는 큰 호재입니다. SW 기업들의 입장에선 AI 개발과 활용을 위해 필요한 AI가속기의 CAPEX를 줄이면서도 동일한(or 우수한) 성능을 낼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습니다.
SW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증가하는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HW 대여에 사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미국의 빅테크들은 AI데이터센터 등에 대해 경쟁적으로 CAPEX 투자를 늘려왔습니다.
그리고, 외부에서는 이같이 과도한 CAPEX 투자가 향후 더 많은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항상 있었습니다.
SW 기업들 입장에서 Deepseek와 같이 저비용으로 개발/서비스 가능한 AI모델이 등장한다면, 고객들에게 이전보다 낮은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므로 보다 많은 유저를 빠르게 자사의 서비스로 유입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 빅테크들의 HW에 대한 대규모 CAPEX가 종료되진 않을 것이고, 중국 기업에게 AI 주도권을 빼앗기는 일도 없겠지만, 여태껏 해온 것처럼 자본을 쏟아부어 AI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비효율적인 방식을 채택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이번 기회에 다시금 효율과 비용을 고려하며 AI 개발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SW 기업들에 관심을 기울어야 할 시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시간은 걸리겠지만 사용자가 증가할수록 AI 연산을 처리할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는 지금보다 증가할 것이므로 데이터센터 사업을 영위하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매출은 증가할 것입니다.
다만, 시장이 기대했던 것보다는 성장의 기울기가 완만할테고 단기 실적만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은 이에 실망하여 보유한 주식을 매도할 것이고요. 저는 요즘 구글(알파벳)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향후 구글을 분석한 포스팅을 업로드할 계획입니다.
주식 투자가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투자금액이 커지다 보니 몇 년 전처럼 테크 기업에 유의미한 금액을 투자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ETF와 펀드를 주로 들고 있는 주력 계좌에 목표한 금액을 달성한 뒤에는 리서치한 개별 기업들 위주로 모아가는 보조 계좌를 1개 만들어보려고 해요.
지금 계획은 천만원 정도의 시드로 보조 계좌에서는 국내 기업/해외 기업 총 3-4종목 정도에만 투자하려 합니다. 그 정도 종목이 제가 커버할 수 있는 기업의 마지노선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랍에미리트(UAE)의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위원회(ADIC)가 국내 3곳의 운용사를 통해 한국 증시 투자를 추진 중이라는 소식입니다.
운용사 한 곳동 최소 1,000억 원에서 많게는 수천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어서 위탁 규모가 최종적으로는 8,000-9,000억 원으로 커질 수 있다고 합니다. 국부펀드가 한국 투자에 나선 것은 2024년 한국 증시의 수익률이 주요국 43개국 중 38위를 기록하며 저가 매력이 부각되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ADIC는 24년 10월부터 KB증권 주관으로 15곳 이상의 운용사와 미팅을 진행, 쿼드자산운용, VIP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등 5개 운용사를 추려냈으며 이 가운데 최종 3곳을 선정해 자금 운용을 맡기게 될 것이라 합니다.
외국인이 최근 3개월 간 10조 원을 순매도한 상황에서 1조 원도 안 되는 투자금액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하실 수도 있지만 운용규모가 160조 원에 달하는 중동의 국부펀드가 국내 증시에 처음으로 투자를 하는 상황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에 대한 인식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업들의 기초 체력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코스피 TTM PBR 0.8배)했다는 것이 투자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인 만큼 국부펀드의 투자를 시작으로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늘어나면 저평가 국면을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또한, ADIC의 자금을 위탁 운용하는 운용사들이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달성할 경우 국부펀드가 추가로 자금을 위탁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2023년 상반기 말 VIP자산운용과 쿼드자산운용에 각각 4,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위탁했는데 24년 3월에도 비슷한 규모의 자금을 추가로 출자했습니다.
ADIC와 동일한 맥락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하반기 약 21조원의 국내 주식을 매도하였지만 25년 1월 2일부터 17일까지 8천억 원을 순매수 하는 등 25년에는 순매수 기조로 들어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조선, 방산, 전력기기 섹터에 특히 수급이 몰리는 양상입니다.
개별 기업으로 살펴보면 이익을 잘 내고 있음에도 여전히 주가가 저평가 상태인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는 참 많습니다. 작년부터 우리나라 기업들의 주주환원율도 개선되고 있는 만큼 외국 투자자본의 한국 증시에 대한 관심도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3년, 24년과 달리 연초 한국 증시는 주요국 증시에서 수익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올 해는 한국 증시가 우수한 수익률을 달성하길 기원합니다.
리서치 대회에 출품할 보고서를 작성하는 학회원들을 피드백 해주는 과정에서 처음 보고서를 작성하는 분들이 어떤 부분을 어려워 하는지 알게 됐습니다. 2-3년 전에 제가 기업분석 보고서를 처음 작성해볼 때도 참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게 기억이 납니다.
처음 보고서를 작성하는 분들이 가장 어려워 하는 부분이 리서치한 자료를 기반으로 '산업분석 -> 기업분석 -> 투자포인트'를 작성한 뒤 이 내용을 재무 모델링에 어떻게 녹여낼 것인지 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산업분석/기업분석/투자포인트에서 설정한 분석가의 논리를 어떻게 숫자에 녹여낼 수 있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1. 산업분석/기업분석 :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점유율 상승 기대됨"
이라고 주장한다면, 분석가는 향후 현대차의 인도 시장 점유율 확대가 회사의 유의미한 매출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가정 하에 회사의 매출 성장률에 이를 반영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딥하게 들어간다면, 어떤 시점부터 현대차의 인도 매출이 유의미하게 증가할 것인지, 인도 시장이 회사의 전체 매출에서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며, 향후 회사의 총 매출액 성장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지 등의 가정을 세워볼 수 있습니다.
원텍 이라는 피부 미용기기 회사의 매출 추정을 할 때에는 지역별(한국, 브라질, 동남아시아 n개국)로 기존의 판매대수 증가율, 소모품 판매량 증가율 등의 Historical Data에 더해 각 국가에서 출시 예정인 회사의 신제품이 향후 5년 동안 얼마나 팔릴 것인지에 대한 전망을 매출 추정에 추가했습니다.
신제품의 지역별 판매량을 추정할 때는 비슷한 기능을 갖춘 경쟁기업의 제품이 과거 해당 지역에 제품을 출시한 뒤 5년간 몇 대나 판매되었는지, 분석대상 기업인 원텍의 제품은 경쟁사 제품 대비 어떤 장점/약점이 있는지 등을 분석한 뒤 판매량(Q) 추정에 반영했습니다.
2. 재무 모델링(수익/비용 추정) 하는 법
분석 대상 기업의 수익과 비용을 추정하기 전에 산업분석/기업분석 및 투자포인트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이 회사의 손익(더 나아가서는 재무상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요 계정과목 별로 분석해둬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선박엔진 제조업체를 분석하려 하고, 회사의 현재 공장 가동률이 90%인데 수주잔고가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면 회사가 공장 증설 계획이나 보다 효율적인 기계장치를 도입할 계획은 없는지, 계획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얼마 만큼의 비용이 발생할 것인지, 회사는 이를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또, 회사가 3-4년 전보다 상승한 금액에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면, 향후 몇 년의 기간 동안 매출액(Price)가 상승할 것이라고 가정해야 합니다. 동시에, 회사의 주요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지 않는다면 회사의 마진이 개선될 것이라는 가정을 세워볼 수 있습니다.
매출액, 매출원가, 유형자산, 무형자산, 금융부채 등의 주요 계정과목을 추정할 때에는 '어떤 가정을 했고 어떤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추정했다'고 추정 근거를 디테일하게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향후 기업의 분기/연간 실적이 나오면 실제 실적을 분석가의 추정 손익과 비교하고 어디서 미스가 났는지를 분석하기 위한 용도입니다.
재무 모델링은 답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수학처럼 접근하기 보다는 최대한 사용할 수 있는 정보를 활용해 논리적으로 펼쳐 나가는 것이 더 도움이 됩니다. 분석가가 구축한 재무 모델의 정확성에 대한 검증은 기업의 매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실제 재무 성과와 그 같은 재무 성과가 나온 배경을 매 분기마다 확인할 수 있으므로 실적 추정과 기업의 실제 재무성과를 계속해서 비교하며 모델링 실력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요성을 알지만 귀찮고 다른 할 일이 많다는 핑계로 사실 저도 재무 모델링을 끝까지 제대로 완수한 경험은 몇 번 없습니다 ㅎㅎ..)
3. 투자 포인트는 재무 모델링에 모두 반영되어야 하는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투자 포인트는 재무제표에 반영이 될 수도, 반영이 힘들 수도 있습니다.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은 단기적으로 회사의 실적에 반영될 만한 투자 포인트를 추정 재무제표에 적용하는 것이 더 수월합니다.
4. 피어 그룹(Peer Group)은 왜 설정하는가
피어그룹의 데이터(재무제표, PER, PBR, ROE 등의 재무비율 등)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활용됩니다.
분석 대상 기업이 예를 들어, 방산 기업인 경우, 과거에 비슷한 모멘텀(수출 증가, 국방비 증가추세 등)이 있었을 때 다른 기업들의 매출 성장률이나 이익률은 어느 정도였는지를 참고하여 분석 대상 기업의 매출 추정에 반영하기도 합니다.
혹은 피어그룹과 분석 대상 기업의 마진률 차이는 어디서 오는지, 피어그룹과 분석 대상 기업의 경쟁 강도는 어느 정도인지, 분석 대상 기업의 경쟁 우위는 무엇이 있는지 등 여러 측면에서 회사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피어그룹의 데이터를 사용합니다.
또한, 상대가치 평가법(PER or PBR Valuation 등)으로 분석 대상 회사의 시가총액(자본가치)을 추정할 때 피어그룹 멀티플의 평균값 또는 중위값 등을 빈번히 사용합니다.
저는 얼마 전 더본코리아가 상장할 때 더본코리아의 자본가치를 (제가 생각하기에) 피어그룹인 명륜진사갈비와 요아정의 멀티플을 사용해서 구한 적이 있습니다.
성능이나 애플의 Mac OS가 게임 플레이에 적합하냐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 깔려 있는 것이죠.
저는 현재 애플의 아이맥 27인치(2020년 기본형) 모델과 맥북 프로 13인치(2020년형) 모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보유 중인 아이맥 모델은 롤, 피파, 오버워치 등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사양을 갖췄음에도 맥과 게임 사이에 놓여 있는 심리적 거리가 너무나 큰 탓에 맥으로 게임을 즐길 생각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윈도우PC와는 달리 맥으로는 게임을 하지 않기 때문에 생산적인 작업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막연히 깔려 있었습니다.
가끔 게임을 즐기고 싶을 때에도 플레이스테이션5를 켜지 맥에서 게임을 돌리진 않았습니다. 일종의 심리적 방벽이 있었다고나 할까요.
물론 디아블로3나 툼레이더, 풋볼매니저, 심즈 시리즈처럼 맥에서도 돌아가는 흥미로운 게임들이 있긴 했지만 그동안 맥에서 게임을 한다는 건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일입니다.
그런데, 최근 게임을 대하는 애플의 행보과 2020년대 이전과는 사뭇 다릅니다.
아이패드, 아이폰, 맥북 등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모아둔 구독형 요금제인 애플 아케이드를 비롯해 대형 콘솔게임인 바이오하자드, 데스 스트랜딩, 사이버펑크2077 등 AAA급 게임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윈도우 진영과 비교할 때 애플의 행보가 조금 늦은 것은 아닌가 할 수도 있지만, 이 같은 고사양 게임들이 애플 실리콘 칩셋(M계열)이 탑재된 맥에서 플레이 가능하다는 것은 이제는 단순히 '맥으로도 게임이 된다'는 의미를 넘어 '맥으로는 고사양 게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게임 개발사로서도 앞으로는 대형 게임을 Mac OS에서 구동 가능하도록 출시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왜 애플이 맥을 게임기로 만드는 데 이토록 진심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선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 애플 실리콘 칩셋이 탑재된 2021년 이후의 맥(아이맥, 맥미니, 맥북)은 '충분한 성능'과 '하드웨어의 표준화'를 달성했습니다.
맥은 이제 PC와 콘솔 게임기의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콘솔 게임기(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닌텐도)와 PC게임의 가장 큰 차이는 하드웨어 표준화 여부 입니다.
콘솔 게임기의 가장 큰 장점은 게임 성능이 보장된다는 점입니다. 이용자들은 어떤 게임이 내 게임기를 지원하는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최근 출시되는 게임들은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을 가리지 않고 멀티 플랫폼으로 출시되는 것이 일반적인 만큼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 중 한 가지만 보유하고 있다면 못 할 게임은 거의 없습니다. (닌텐도는 특유의 폐쇄적 정책을 유지하는 만큼 조금 예외입니다.)
하지만 윈도우PC 게임 시장은 조금 다릅니다. 각 이용자가 보유한 컴퓨터는 운영체제만 윈도우로 같을 뿐 CPU, 그래픽카드, 메모리카드의 용량, 저장장치의 속도 등이 모두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즐기려는 게임의 '최소 사양'이나 '권장 사양'을 면밀히 살펴본 뒤에야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윈도우PC는 게이머와 게임 제작자 모두에게 있어 최고의 게임 머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장 어려운 게임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2020년 11월 M1칩이 탑재된 맥북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애플의 맥도 윈도우PC의 특성을 똑같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CPU와 GPU의 종류가 워낙 다양했다 보니 이용자의 PC 성능이 제각각이었습니다. 또, 게임 제작자가 맥용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개발 환경도 윈도우 진영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았었습니다.
그런데, 애플이 자체적으로 설계하는 M1 칩셋이 맥 라인업에 탑재되기 시작하며 성능의 파편화와 게임 개발인프라의 아쉬움이라는 문제가 한 번에 풀리게 됩니다.
M3 기본형 칩셋이 탑재된 맥 라인업은 이미 초고사양의 그래픽카드가 필요한 대작 게임을 제외한 게임을 구동하기에 충분한 성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 많은 GPU를 탑재하는 프로, 맥스, 울트라의 경우 기본형 칩셋에 비해 그래픽 성능이 훨씬 우수합니다.
게임 개발자들은 애플 실리콘의 시초인 M1을 기준으로 게임을 개발해도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기에 최적화라는 짐을 크게 덜어낼 수 있습니다.
2022년 WWDC에서 발표한 바이오하자드 빌리지는 M1 맥북에어에서도 괜찮은 퀄리티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2020년 이후의 맥은 PC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사실상 기본 아키텍처가 통일되어 있고, 기본, 프로, 맥스, 울트라로 이어지는 프로세서의 라인업에는 코어의 개수에 따른 성능의 차이만이 있습니다.
또한, '메탈'을 비롯한 Mac OS의 API세트는 칩셋에 직접 접근해 칩셋의 성능을 거의 100% 활용합니다. 이는 범용 운영체제의 특성상 손실을 완전히 해소할 수 없는 윈도우 진영과는 구별되는 애플만의 '최적화'가 가능하게 하는 요인입니다.
심지어, 프로젝트 카탈리스트로 시작한 소프트웨어의 멀티 배포 전략으로 개발자들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게임을 아주 손쉽게 Mac OS로도 배포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아이패드 등 모바일 게임을 위주로 개발하던 게임사들이 개발 환경을 바꾸지 않아도 맥용 게임 시장에 손쉽게 뛰어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원신, 콜오브듀티 모바일 등 최근 모바일 게임들의 결과물은 고사양 PC게임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습니다. 애플의 모바일 디바이스에 탑재되는 칩셋의 성능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만큼, 휴대폰 게임의 퀄리티는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맥에서 구동 가능한 모바일 게임들은 Mac OS에 대형 콘솔 게임들이 출시되기 전까지 "맥에서는 게임이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이용자들의 기존 심리적 장벽을 무너뜨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애플이 최근 공개한 게임 포팅 도구는 윈도우의 상징인 다이렉트 X 게임을 맥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Mac OS용으로 출시되지 않은 디아블로4를 이 게임 포팅 도구를 활용해 이용자들은 맥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게임 포팅 도구는 기존 윈도우PC용 게임들을 맥으로 가져오기 쉽게 하는, 어떻게 보면 IOS용 게임을 맥에서 작동하도록 만드는 카탈리스트의 역할을 윈도우로 넓힌 셈입니다.
애플이 내놓은 게임 포팅 도구는 에뮬레이팅(맥에서 윈도우 작업환경을 가상으로 구현) 호나경이지만 버전을 업데이트할 때마다 성능이 급격히 개선되고 있습니다. 2-3년 내에는 윈도우PC로 출시된 게임을 맥에서도 거의 성능의 손실 없이 실행 가능할 것 같습니다.
둘째,맥은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매력을 이미 갖추고 있습니다.
게임의 유통은 기존의 막강한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이뤄질 것이고, 게임의 형태에 따라 구독형 애플 아케이드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Mac OS용 게임을 만든 뒤 판매할 인프라(하드웨어 + 인프라)는 이미 갖춰져 있으니 애플은 이제 게임사들을 끌어모으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이 같은 플랫폼 전략은 애플이 가장 잘 하는 것입니다.
M1 칩셋이 탑재된 2020년의 맥북 출시 이후 맥의 판매량은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애플은 2021년에는 2,900만대, 2022년에는 2,600만대, 2023년에는 2,900만대의 맥을 판매했습니다.
애플 실리콘 전환 이후 3년간 대략 8,400만대가 팔린 셈입니다. 콘솔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5가 2020년 출시 이후 동 기간 5,480만대 팔린 것과 비교해 보면, 애플의 Mac OS용 게임 시장이 얼마나 거대할지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현재의 맥이 게임을 즐기기 위한 최고의 플랫폼이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 이제 맥은 게임 개발사에게 무시할 수 없는, 언젠가 진출해야 할 시장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게임 개발사들이 맥에서 구동되는 게임을 많이 내놓을수록 이용자들도 맥에서 점차 게임을 즐기게 되지 않을까요?
스타벅스에서 사람들이 맥을 이용해 엑셀, 글 작성 등의 생산적인 작업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플레이 하는 날이 언젠가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플레이스테이션5 하드웨어를 판매하고, 게임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수익을 얻는 소니의 게임 부문 매출은 24년 2분기 기준 8.1조원 입니다.
이를 단순 연환산 하면 연 매출이 적어도 30조원은 될 것입니다.
애플의 2023년 총 매출액이 500조원이므로 30조원의 매출은 10%가 채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애플의 매출 절반이 아이폰이라는 단일 품목에서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거대 제국이 되어버린 애플은 매출의 변동성을 줄이고 계속해서 외형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장기간의 주가 상승을 가능하게 한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하기 위해서라도 더 많은 캐시 카우를 발굴해야 하죠.
게임을 유통하는 플랫폼인 스팀(Steam)의 2023년 매출액은 약 10조원 입니다. 10조원의 매출을 일으키는 회사가 직원 수는 300명에 불과하며, 제조원가가 발생하지도 않으니 영업이익률은 보수적으로 가정하더라도 50%(크래프톤 영업이익률 47% + @)는 될 것입니다.
Mac용 게임 유통사업에서 5조원의 순이익을 일으킬 수 있다면, 애플로서는 이 시장에 진출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2020년형 아이맥을 약 3-4년 정도 더 사용한 뒤에는 새 데스크탑을 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내년 1월부터 매 월 3만원 정도 불입하는 적금을 든다면 4년 뒤에는 원금 기준으로 170만원 정도의 현금이 생기네요.
이자가 4년간 조금 붙는다면 190만원 정도의 예산을 잡을 수 있겠습니다.
현재 애플 공식사이트에서 판매 중인 M4 pro가 탑재된 맥미니를 2백만원 정도의 가격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쿠팡이나 다른 오픈마켓에서 구입할 경우, 5-10% 정도의 할인을 받을 수 있으므로 4년 뒤 적금을 깨면 프로 칩셋이 탑재된 2028년형 맥미니를 가질 수 있겠네요.
4년 뒤에는 칩셋의 성능도, 애플의 게임환경도 훨씬 더 나아질테니, 그때쯤에는 정말로 콘솔 게임기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게임을 잘 즐기지 않는 나이가 되어버렸지만, 게임이 잘 돌아가는 컴퓨터를 한 대쯤 소유하는 것은 남자들의 없어지지 않는 로망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