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원문: KB증권, 잃어버린 미래의 도래와 자본주의 대전환 (2025.01.06)
핵심요약
잃어버린 미래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관점에서는 수출의 구조적 문제와 내수 부진의 장기화, 자본시장의 관점에서는 기업지배구조의 문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주식시장의 용어로 표현하면, 한국은 구조적 성장주에서 '주주환원 없는 가치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투자자가 펼칠 수 있는 투자전략에는 2가지가 있습니다.
1) 기술경쟁력을 갖춘 산업의 수출과 육성, 내수 부진의 장기화 흐름 속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업
2) 상법개정에 대한 내용, 금융 자본과 산업 자본의 충돌(경영권 분쟁) 속에서 지배구조가 변화하는 기업에 주목해야 합니다.
한국: 잃어버린 미래의 도래와 자본시장 위기
한국은행은 2040년대 한국 GDP 성장률을 0% 내외로 전망함.
대략 20-30년 뒤에는 국가 경제가 성장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 한국의 잃어버린 미래가 도래할 것.
한국의 '잃어버린 미래'는 경제적 관점 / 자본시장의 관점으로 나눠서 볼 수 있음.
1) 경제적 관점: (1) 수출의 구조적 성장 시대가 종결됨 (2) 내수 부진의 심화 및 장기화
2) 자본시장의 관점: 기업 지배구조의 문제
(1) 수출의 구조적 성장시대 종료
2010년 이전의 한국은 세계화 시대의 가장 큰 수혜를 받으며 높은 성장률을 기록, 수출이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국가였음.
GDP 내에서 수출 비중은 2010년 30% 후반으로 상승하였고, 수출은 두 자릿수대의 성장을 지속해 옴.
그런데, 탈세계화 시대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국은 더 이상 세계화 시대의 수혜국이 아닌, 탈세계화 시대의 피해국이 되어 가고 있음.
1970-1980년대에도 탈세계화가 진행된 바 있으나, 당시의 한국은 수출 비중이 10% 미만이었기 때문에 탈세계화의 충격을 느끼기 어려웠음. 하지만 지금의 한국은 수출 비중이 40%에 이르기 때문에 탈세계화의 충격은 과거보다 훨씬 클 것임.
2010년까지 한국 수출이 구조적으로 성장해 온 것과 달리 2010년 이후부터의 한국 수출은 경기순환적으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음.
수출 관점에서 한국은 더 이상 '구조적 성장주'가 아니게 되었음.
미래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음.
(1) 다시 세계화의 시대가 도래한다고 해도, 과거처럼 한국의 지가나 노동력이 저렴하지 않기 때문에 해외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어려움
(2) 직전 세계화 시대의 대표 수혜가 중국 및 동아시아에 집중됐기 때문에 한국도 그 수혜를 받을 수 있었으나, 다음 세계화 시대의 대표 수혜는 동아시아(중국, 한국, 일본)가 아닐 가능성이 높음. 미국이 또다시 중국에 생산기지를 의존하는 일은 앞으로 없을 것
(3) 노동력과 지가 관점에서의 매력이 경감됨에 따라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을 잃었다면 기술 경쟁력이라도 높아야 하는데, 기술 경쟁력이 높은 산업(2차 전지, 그리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 경제 전체를 먹여 살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함
이러한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 바로 '환율'임.
한국 실질실효환율은 현재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과거 주요 하락기와 비교해 보면 최장기간 하락 중임.
급격한 속도로, 큰 폭으로 하락했던 과거와는 달리 완만한 속도로 하락하는 현 상황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시사하고 있다고 판단함.
(2) 내수 부진의 심화 및 장기화
한국 경제의 또 다른 문제는 '내수 부진의 장기화'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장기적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생산성 함수로 구분해 보면 가장 큰 문제는 'Labor'임.
2030년대 후반부터는 2010년대 초부터 지속된 저출생 문제로 국가의 부족한 노동자 숫자가 생산성 함수에 미치는 영향은 마이너스로 전환할 예정임. 또한, 부족한 경제활동인구는 생산성에도 문제가 되지만, 장기적으로 내수 경기 전망을 어둡게 하는 배경임.
노동투입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확대된 데에는 부동산 가격의 상승이 주요한 역할을 함.
부동산 가격과 관련한 지표는 3가지로 접근해 볼 수 있음.
(1) 서울 부동산 가격은 2016-2018년부터 상승을 본격화함.
(2) 그 시기를 전후해 나타난 변화는 '부동산 상승률이 GDP 성장률'을 상회하기 시작한 것임. 그전까지는 GDP 성장률이 부동산 상승률을 상회하였는데, 이는 과거에는 경제가 더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에 그 수혜를 받은 임금 노동자들이 근로소득으로 집 장만을 할 수 있었음을 의미함
(3) 대차대조표 관점에서도 2016-2017년부터 변화가 관찰됨. 주거용/비거주용 건물의 대차대조표가 그 외의 대차대조표를 앞서나가기 시작하였음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한 3가지 변화는 출산율이 하락한 시기와 정확히 일치함.
서울시 출산율은 2002년부터 2015년까지 큰 변화가 없었으나 2016년부터는 출산율이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함. 이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시기와 정확히 일치함.
내수 경기의 부진과 관련해서는 이미 불안한 조짐들이 관찰되고 있음.
(1)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서울 VS 지방)와 지방 건설사들의 위기임. 내수 부진과 인구 고령화 및 출산율 저하가 지방 부동산 시장과 지방 건설사에겐 계속해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음
(2)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임. 롯데그룹은 2가지 관점에서 고민해야 할 기업인데, 대표적인 내수 기업이라는 점과 중국 경기둔화의 피해를 받는 기업이라는 점임. 수출 부진의 근본적인 문제인 '중국으로의 수출 둔화'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그룹임과 동시에, 내수 부진의 영향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 기업임
(3) 가치주로서 한국 주식시장의 문제점
수출과 내수 모든 면에서 과거의 한국은 '구조적 가치주'였음.
성장주는 ROE or ROIC(투하자본이익률)가 높기 때문에, 이익을 재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함.
주주환원(배당, 자사주 매입/소각)을 하지 않더라도, 높은 성장률을 통해 이익의 성장을 보여줌으로써 주주들을 납득시킬 수 있었음.
그런데 미래의 한국은 성장률 0%가 예상되는 국가임. 이런 상황에서 투자 결정은 여전히 '구조적 성장주'일 때의 자세를 버리지 못하고 있음. 자본을 유보해서 투자를 하겠다고 하지만, 그 투자의 수익률이 얼마나 높을까에 대한 의문이 점점 더 확대되고 있음.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을 하나의 주식으로 본다면, 이제 한국은 (성장을 잃었다는 측면에서) '가치주'가 되었음. 그 때문인지 코스피 지수와 EPS, DPS(주당 배당금)의 상관관계를 계산해 보면, 이제 EPS와 주가지수의 상관관계는 0.24까지 낮아진 반면 DPS와의 상관관계는 0.53으로 EPS보다 훨씬 높음.
이익 성장이 주식시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결정 요인으로서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말임.
투자자들이 가치주에 투자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임.
(1) 밸류에이션이 최저점이라고 인식될 때
(2) 주주환원이 기대될 때
최근 부진한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 가장 많이 제시되는 투자 논리가 바로 P/B 0.8배 (코스피 2,290pt)인데, 현재 한국 주식시장은 정말 저렴하다고 느껴지는 주가 수준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지지선 (대략 2,400pt)에서는 반등이 관찰되지만 새로운 모멘텀(성장 요인)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코스피의 추세 상승이 지속될지에 관한 의문이 남음
P/B 0.8배가 밸류에이션 최저점이라는 점에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그 수준에서의 일시적 반등만 기대할 수 있는 논리일 뿐 그 이후의 추세 상승에 대한 논리가 될 수는 없음.
한국의 문제는 '주주환원이 없는 가치주'라는 것임. 이미 구조적 성장주가 아닌 상태에서 밸류에이션 최저점(P/B 0.8배)이라는 논리로 일정 수준의 지수를 방어할 수는 있겠지만, '주주환원이 없는 가치주'이기 때문에 추세 상승을 하기는 어려움.
주주환원이 없는 가치주라는 한국 자본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 주식시장 전체를 볼 때 정말 저렴한 경우(밸류에이션 최저점) 외에는 투자해야 할 이유가 없음.
국내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실적이 성장하는 기업(수출 확대 기업)과 주주환원을 늘리는 가치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임.
예전처럼 코스피 200을 추종하는 ETF를 매수&장기보유 하는 전략은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함.
미국과 일본의 '잃어버린 과거'
투자자의 관점에서, 정책의 관점에서 우리는 어떻게 다가올 미래를 대응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교훈을 얻기 위해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볼 만 함.
1970년대 오일 쇼크가 발생하면서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에 직면함.
1970년대 초부터 1980년대 초까지 오일 쇼크가 반복됐기 때문에 경제 둔화가 장기화됐고, 주식시장의 부진도 장기간 지속됨 (1966-1980년: 약 15년의 박스권 흐름)
일본은 1990년부터 시작된 버블 붕괴로 인해 '대차대조표 불황'으로 불리는 장기 불황이 본격화됨. 그로 인해 주식시장도 1990년대 내내 부진한 흐름을 보임.
1970년대의 미국 경제/증시 부진과 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응전략은 20년이 흘러 일본에 교훈을 줬고, 1990년대의 일본 경제/증시 부진과 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응전략은 또다시 30년이 흘러 한국에 교훈을 줄 수 있을 것임.
(1) 미국의 잃어버린 과거: 1960년대 후반-1980년대 초반
일본보다 약 20-25년 앞서, 미국도 15년에 걸친 불황을 경험함.
미국 증시는 1966년부터 1980년까지 대략 15년간 박스권 흐름을 보였고, 해당 기간 동안 실업률은 10%까지 높아짐.
경제적 관점에서의 이유는 오일 쇼크로 인한 인플레이션 급등과 이에 따른 금리 급등, 산업 경쟁력 저하와 일본 제품들의 미국 시장 침투 확대 등이었음.
그리고, 자본시장 관점에서의 이유는 기업 지배구조 문제였음.
이때 등장한 인물이 레이건 대통령인데, 그는 레이거노믹스라 불리는 신자유주의적 경제 정책을 통해 미국의 경제와 자본시장의 구조조정을 추진함.
경제 관점에서는 규제 완화와 법인세/소득세 인하를 통해 기업 경영환경을 개선시켰고, 자본시장 관점에서는 규제 완화를 통해 금융기업들의 활동을 지원함.
이때 미국 투자은행들의 성장이 본격화됐고, 1900년 전후 JP모건이 주도한 '금융자본주의 1.0 시대'에 이어 1980년대 전후에는 투자은행과 사모펀드가 주도하는 '금융자본주의 2.0'시대가 열리게 됨.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이때 사업을 시작한 인물들이 향후 미국의 산업자본을 주도하게 되는데,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 등이 이에 해당함.
1970년대와 1980년대는 미국 자본시장의 중요한 변곡점이 된 시기임. 그리고 그 배경은 잃어버린 15년(1966-1980년의 주식시장 장기 횡보)에 있음.
1970년대 이전의 미국 자본주의는 '경영자 자본주의'로 불리던 시기임.
당시에는 경영자들이 이사회를 장악하고 회사를 좌지우지하던 시기임. 소수의 주주 행동주의가 있었고, 위임장 대결이 있긴 했지만,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몇 가지 구조적 문제 때문에 적대적 M&A는 지배적인 흐름이 아니었음.
첫 번째 이유는 주주의 구성인데, 당시는 기관 투자자들의 성장이 본격화하기 전으로 개인 주주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경영진에 대한 불만이 있더라도 의결권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음.
이러한 문제가 해결된 것은 1980년대부터인데, 이때부터 뮤추얼 펀드가 성장했기 때문임. 개인 주주 1,000명에게 의결권을 위임받는 것보다, 뮤추얼 펀드 1개에 1,000명의 의결권을 모으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임.
또한, 1930년 대공황으로 인해 금융자본에 대한 비판이 거셌던 시기를 지나 1968년 '윌리엄법'(주식을 5% 이상 보유하면 신고하도록 의무: 5% Rule)은 투자기관들로 하여금 산업자본에 대해 지분을 5% 이상 보유하는 것을 정부가 용인한다는 뜻으로 해석하게 만들며 1970년대부터 투자기관들의 지분 참여가 다시 본격화되었음.
이처럼 미국 자본주의 환경이 70-80년대 변화하며 등장한 것이 사모펀드 or 기업 사냥꾼임. 이들은 투자은행과 할게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는데, 이때 성장한 대표적 사모펀드가 KKR이고, 투자은행들은 인수 측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역할을 담당함.
(2)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1990년-2010년대
1985년 플라자 합의를 계기로 나타난 엔화 강세와 그 이후의 금리 인하에 따른 버블이 광기의 1980년대를 만들었고, 1989년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과 1990년 부동산 융자의 총량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본 경제의 버블이 붕괴되기 시작함.
이후 1990년대 중반에는 회복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으나, 1997년 소비세 증세와 재정 축소, 그리고 그 이후의 아시아 외환위기 및 닷컴 버블 붕괴 등은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꺾어버림.
2000년대에는 중국의 고도성장에 따른 수혜를 일부 받기도 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경제 성장률의 회복이 제한되었으며 주식시장의 반등도 박스권에 갇힌 흐름에 불과했음.
일본 내에서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변화를 위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고민한 것은 1990년대 후반임.
97년 하시모토 내각의 '6대 개혁'과 99년 오부치 내각의 '일본 경제 재생을 위한 전략' 등은 그 고민의 결과물임.
그리고, 2001년에 고이즈미 내각이 출범하며 '호네부토 방침'을 채택했는데, 이는 미국의 레이거노믹스를 벤치마킹한 것임(세제개혁, 규제완화 등). 자본시장 관점에서도 99년부터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했던 것은 이러한 시대적 고민이 담긴 결과물임.
2012년에는 아베 내각이 출범했고, 본격적인 구조개혁이 시작됨.
(아베노믹스: 재정/통화정책, 산업정책 + 지배구조 개선)
한국의 고민: 미국/일본과의 차이점
미국과 일본이라는 선례가 있지만, 그렇다고 한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쉬운 것은 전혀 아님.
오히려 현실적으로는 더 어려운 상황임.
경제적 관점에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라는 문제가 있음.
일본도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로 수출에 큰 타격을 받았지만, 2000년대에는 지리적으로 인접한 중국의 고도성장 수혜를 받으며 회복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음.
그런데 한국은 탈세계화 시대의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추후 새로운 세계화 시대로 전환될 때 일본과 같은 수혜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임. 또한, 미국과 일본은 한국에 비해 내수 규모가 훨씬 큼. 게다가 지금의 한국 출산율 하락은 일본보다도 그 상황이 훨씬 심각함.
자본시장 관점에서는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 군부에 의해 재벌구조가 해체된 것과는 달리 한국은 산업 자본의 영향력이 여전히 크며, 미국처럼 가계자산을 주식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 일본에 비해 훨씬 어려운 상황이며, 새로운 주주가 될 수 있는 내부적인 수급 주체가 부재함. (미국: 퇴직연금 도입 / 일본: BOJ의 ETF 매수)
따라서 미국의 잃어버린 과거가 대략 15-20년 정도 이어졌고, 일본의 잃어버린 과거가 20년 정도 이어졌다면, 한국의 잃어버린 미래는 그보다 더 길어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함.
(1) 경제적 관점에서 한국의 고민
경제적 관점에서 한국의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은 '환율'임.
3가지 관점에서 환율의 흐름을 확인, 향후 대응전략을 모색해야 함.
첫째, 미국 달러화의 관점임.
탈세계화 시대의 도래와 한국 수출의 구조적 성장 종료로 해석해 볼 수 있음. 미국은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통해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미국으로의 투자가 확대되고 있음.
아래 그림에서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데, 막대그래프가 상승하는 시기는 미국으로 유입되는 투자가 확대되는 시기를 의미하며 대략 20년 사이클로 달러화 강세의 시기와 일치함. 반면에 막대 그래프가 하락하는 시기는 미국에서 해외로 유출되는 투자가 확대되는 시기를 의미하며, 대략 20년 사이클로 달러화 약세의 시기와 일치함.
둘째, 중국 위안화의 관점임.
트럼프 당선인은 또다시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음.
'관세'를 협상 카드로 계속해서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관세를 높이진 않을 듯 하지만, 관세 리스크는 임기 내내 지속될 것임.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해 중국 입장에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은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는 것임.
2018-2019년 무역전쟁 시기에도 위안화를 평가절하 한 바 있으며, 이는 원화 동반 약세로 이어질 수 있는 리스크.
셋째, 한국 원화의 관점임.
국내 정치 이슈로 인해 원화의 급격한 약세가 진행됐기 때문에 정치 이슈가 해소된다면 원달러 환율의 일부 되돌림을 기대해 볼 수 있음.
다만, 장기 성장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기 때문에 원화 약세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님. 또, 원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수출은 가격 단가보다, 기술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국내 제조업의 수출 개선 효과가 과거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문제가 있음.
(2) 자본시장 관점에서 한국의 고민
자본시장 관점에서의 한국 문제 역시 만만치 않게 복잡함. 이 또한 3가지 관점에서 확인할 수 있음.
첫째, 근본적인 문제인 '기업의 지배구조'임. 한국의 지배구조 점수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매우 낮은 수준임.
일본의 경우는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 군부에 의해 재벌구조가 해체되었기 때문에 한국에 비해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상대적으로 용이했을 것임. 하지만 현실적으로 한국은 그 과정이 더 만만치 않을 것임. 따라서 상법 개정은 유일한 해결책이 아닌 변화의 서막으로 봐야 함.
둘째,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의 수급주체를 육성하는 것임. 그 대상은 '가계자산'이지만, 한국의 가계자산 구조는 미국과 일본에 비해 훨씬 불리한 구조임.
미국의 가계자산은 주식 중심으로 편성되어 있는데, 2가지 이점을 가짐. 장기적으로 미국 주식시장에 지속적인 자금 유입원이 된다는 것과 결과적으로 미국 주식시장이 우상향 할 경우 국민들의 자산 증식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장기적인 소비에도 긍정적임.
미국의 가계자산에서 흥미로운 것은 퇴직연금인데, 퇴직연금이 주로 주식시장에 집중된 구조임. 지난 10여 년간 미국 증시의 호황 덕분에, 미국에서는 퇴직연금 100만 달러 부자만 50만 명이 넘는다는 얘기가 있음.
일본은 한국보다는 유리한 구조임. 과거 잃어버린 20년의 경험 때문에 여전히 주식 비중이 낮고 현금(예금) 비중이 높은 특징을 갖고 있지만, 일본 주식시장의 호황이 지속될 경우 점진적으로 자본 이동을 하기에 어렵지 않음.
반면 한국의 가게자산은 부동산에 집중돼 있음.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을 주식시장으로 이동시켜야 한다"는 말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과연 그 말을 들은 국민 중에서 집을 팔고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할 사람은 얼마나 될까?
'부동산 불패'라는 말의 반대편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있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장기적 성과가 입증되기 전까지는 가게자산의 대규모 변화가 나타나기 어려울 것임.
셋째, 정책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수급 주체를 만들어 줄 수 있는가와 관련해서도 미국, 일본과는 차이가 있음.
미국은 앞서 언급한 퇴직연금이 그 역할을 하고 있고, 일본의 경우는 일본 중앙은행의 지수연계 ETF 매수가 있었음. 하지만 일본의 이 같은 정책은 엔화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구조이므로, 한국은 이와 같은 방안을 채택하기 어려움.
3가지 관점에서 한국 자본시장의 고민은 계속될 것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주식투자자 인구수가 급증하며 정부와 의회에서도 주식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했다는 것임. 그리고 그러한 변화를 가속화할 움직임이 점점 늘어나고 있음 (경영권 분쟁)
한국 자본주의의 미래와 투자전략
(1) 한국 경제/자본시장의 미래와 투자전략: 생산성 개선
한국 자본시장의 미래는 결국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에 달려 있음.
첫째,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과 내수 부진 속에서 찾는 기회임. 이미 경쟁력이 확보된 산업이라면 수출 확대를 통해 성장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며, 아직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은 산업이라면 정책적인 지원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함.
주식시장의 투자전략은 기술경쟁력을 갖추고 수출을 확대하는 산업이 될 것이며, 유망한 기술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있는 분야(테마)가 될 것임.
개인적 의견: 조선업, K-뷰티, 방위산업에 투자해 볼만 함
추가로, 바이오 섹터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라고 생각함
둘째, 자본을 확충해야 함. 기업으로의 자본 유입을 유도하기 위해 2가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 해외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고 국내 자본은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의 이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함.
국내 자본의 이전(부동산 -> 자본시장) 역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결국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공통된 결론임. 다행히 최근 들어 변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확대되고 있고,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이를 의미 있게 고려하고 있음.
다만, 변화에는 10-20년의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한국 주식시장 전체의 디스카운트 해소는 기대하기 어려움. 하지만 제도적 변화는 기업들로 하여금 자발적이든 타의에 의한 것이든, 변화하도록 만들 것임. 2024년 밸류업 프로그램은 그 변화의 서막이며, 상법 개정 VS 자본시장법 개정 논의를 계기로 또 한 번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됨.
그리고 그 변화를 더욱 가속화할 주체로서 행동주의 펀드, 사모펀드, 소액주주 연합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2) 잃어버린 미래의 성장: 기술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산업의 육성
기술 혁신의 시대에서 한국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기존 산업의 수출에만 의존해서는 안되며, 새로운 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변화에 대응해야 함.
휴머노이드 로봇과 우주항공에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함.
휴머노이드 로봇: ~23년까지는 투자 기대감이었다면, 25년은 양산 기대감
~23년까지 한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핫했던 테마는 로봇이었음. 24년에는 과도하게 높아진 주가에 대한 부담이 확대된 반면 신규 모멘텀이 부재함에 따라 1년 내내 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25년에는 '로봇의 확산' 기대감이 연초부터 높아지고 있음.
① 연초부터 로봇 기업들의 주가를 급등시킨 것은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연결 자회사 편입 (콜옵션 행사)’이었다.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이미 공개되어 있는 사실이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뉴스는 아니지만, 이처럼 큰 폭으로 급등한 것은 다른 변화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함을 시사함.
② 2025년에는 일론 머스크가 휴머노이드 로봇을 시험 생산하고, 회사에서 사용하겠다는 계획. 이것이 성공하면, 2026년에는 외부 판매를 위한 대량 생산이 본격화할 예정임. 일론 머스크의 성향을 고려하면 다소 낙관적인 시나리오처럼 보이긴 하지만, 로봇의 양산 기대감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는 점은 분명함
③ 젠슨 황도 로봇 산업에 참여하는 것을 선언. 휴머노이드 로봇을 위한 차세대 소형 컴퓨터인 젯슨 토르 (Jetson Thor)를 2025년 상반기에 출시하겠다는 계획. 엔비디아의 로봇공학 부사장은 “생성형 AI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로봇을 훈련하는 능력이 로봇 공학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로봇 산업에 대한 관심을 피력함.
(3) 잃어버린 미래의 성장: 내수 부진의 장기화 속 성장 기회
한국 경제의 구조적 성장이 종료되며, 내수의 부진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문제임.
특히,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수입 물가에 대한 부담이 급격히 높아짐. 팬데믹을 지나며 생활물가가 급등했는데, 소비자 물가에 비해서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품목군별 소비자물가의 추이를 보면, 장기적으로 '식료품' 분야의 상승률이 가장 높음. 이처럼 내수 부진의 장기화 흐름과 생활물가 상승은 국내 소비시장의 장기 부진을 가리킴. 게다가 출산율이 낮기 때문에, 국내 소비시장은 (수출을 하지 않는다면) 구조적 문제에 직면할 것임.
투자전략 관점에서 주목해야 할 산업은 '단체급식(구내식당)'임. 생활 물가의 상승으로 인해 외식비 부담이 높아진 직장인들이 구내식당을 더 많이 이용할 것이기 때문임.
(4) 한국 자본시장의 역사와 미래: 주주환원 없는 가치주 -> 주주환원 있는 가치주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 전체의 관점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임. 주주환원 없는 가치주에서 주주환원 있는 가치주로의 변화가 확인될 경우에는 한국 주식시장이 가치주로서의 매력이 부각될 수 있음.
그리고 그 변화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음. 변화에 가시적인 성과가 확인된다면, 24년의 밸류업 프로그램은 맛보기에 불과한 것으로 기억될 것임.
한국 정부의 자본시장 개선 정책을 돌이켜보면, 16-18년은 변화를 위한 고민의 시작 단계였음.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제도 도입,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이 당시의 정책이었음.
그리고 23년 1월의 배당절차 개선방안과 24년의 밸류업 프로그램 등이 그 흐름을 이어가며 변화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 단계에 접어들었음.
상법 개정을 둘러싼 논쟁이 지속되던 24년 11-12월에도, 관련 조치들이 추가적으로 발표되었음. 24년 12월에 자기 주식 제도 개선과 배당절차 및 기업공시 제도 개선안 등이 그 예임. 그리고 25년 1월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서는 25년 2월에 연기금투자풀 제도 개편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함.
25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상법 개정 VS 자본시장법 개정'임. 12월 19일 더불어민주당 주관으로 개최된 상법 개정 토론회 이후로 관련 논의는 다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음.
정부&여당과 야당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기대는 '상법 개정'에 집중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만만치 않아 보임. 그래서인지 야당에서는 차선책으로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임. 다만, 야당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정부&여당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비해 더 강한 규제안을 제시하고 있음.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진행될 경우 (상법 개정과 비교해서) 다소 실망할 수도 있겠으나, 이전까지와 비교해 본다면 '개선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함. 미국과 일본도 변화하는 데에 10-20년의 기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실망할 필요는 없음.
오히려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점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더욱 확대되고 있고, 그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임. 그리고 정부와 정치권에서 이러한 요구에 화답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함.
상법 개정의 수혜주:
업종으로 본다면 '지주 업종'을 주목해야 하겠으나, 지주기업들은 개별 기업마다 산업이 다르고 지배구조의 특성도 전혀 다름. 따라서 지주 업종 전체를 보는 것보다는, 지주 업종 내에서도 개별 기업을 선별하는 과정이 필요함. 상법 개정 수혜주를 선별하는 기준은 2가지임.
1) 최대주주의 연령이 높으면서 보유 지분이 많은 경우(코오롱, 한화). 아직 논의가 본격화하진 않겠으나, 이러한 기업들은 상속세가 인하될 경우에는 더 직접적인 수헤주가 될 수 있을 것임.
2) 수익성 높은 자회사를 보유한 경우 (CJ)
과거 경영권 분쟁이 있었던 기업의 변화 가능성 (현실적인 접근):
현실적인 접근은 과거에 경영권 분쟁이 있었던 기업들 중 경영권 분쟁이 재발할 우려가 있는 기업을 선별하는 것. 최대주주 또는 경영진 측에서는 선제적은 주주환원 확대를 통해 사모펀드나 소액주주들의 잠재적 불만을 미리 해소시키려 할 것이기 때문. (한국앤컴퍼니, 한진칼, KT&G, DI동일)
향후 한국에서도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이 본격화한다면, 2024년의 고려아연과 같은 사례는 더욱 많아질 것임. 또한, 고려아연 사태처럼 '인수 측과 피인수 측이 충돌하는 사례'가 아니더라도, 내부적인 이유로 인해 기업을 매각하는 사례나 그 외의 딜들도 더욱 많아질 것이라 예상함.
향후 10-30년 한국 자본시장의 대전환이 본격화한다면,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는 금융업(증권)도 있음.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라는 세계 최고의 투자은행이 그와 같은 명성을 얻을 수 있던 배경으로는 1970년대 이후 미국 경제의 변화가 자리함.
미국에서는 1970년대부터 적대적 인수가 본격화됨. 1974년부터 시작된 적대적 인수합병을 계기로 투자은행의 인수합병 업무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미국 투자은행의 외형 성장이 이루어짐.
따라서 한국 증권업종 중에서도 '기업금융 역량이 뛰어난 대형 증권사'에 대한 장기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판단.
개인적 의견: 한국에서 아직까지 투자은행으로 인정받는 곳은 없으나, 신한투자증권이 국내에서 그나마 투자은행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판단.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수출입은행 공모 달러채발행 주관사로 선정되며 기관투자 부문에서 신뢰를 얻고 있으며, 리테일 부문에서는 미래에셋, 키움과 함께 Top5에 드는 성적을 기록 중임.
ECM 부서의 대표적 업무인 IPO와 관련해서도 2024년 대어였던 '에이피알과 HD현대마린설루션'을 모두 담당하는 등 투자은행으로서의 입지를 높이고 있음. 이러한 맥락에서 신한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둔 신한금융지주를 관심 있게 보고 있음.
투자 아이디어 정리: 조선, K-뷰티, 방위산업, 바이오, 휴머노이드 로봇, 단체급식, 지주사, 증권사
정성 들여 보고서 작성해 주신 하인환 애널리스트, 김지우 연구원 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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