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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노아의 부자연구소입니다.

지난 주말 사이 워렌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주총회가 3년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리며 많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버크셔의 주주총회는 다양한 이벤트와 증시에 대한 견해가 쏟아지는 투자자들의 축제입니다. 

 

그런데 이번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주총회는 그 의미가 더욱 남달랐습니다. 2010년대 이후로 계속해서 보유 현금 비중을 늘려가던 버크셔가 올해 1분기 현금 비중을 크게 감소하였기 때문입니다.

 

2010년대, 그리고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계속해서 이어진 미국 증시 강세장 속에서도 버크셔해서웨이는 총 자산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계속해서 늘려왔습니다. 2008년 말 250억 달러 수준이던 현금이 2021년 말에는 1,470억 달러 가까이 상승하며 미국 기업 가운데 보유한 현금이 가장 많은 기업 2위에 랭크되기도 했습니다. (1위는 애플, 3위는 MS였습니다) 

 

일반적인 투자자라면 증시가 강세장으로 갈 것 같다면 현금 비중을 줄이고 주식 비중을 크게 높이는 것이 정석인데, 버크셔는 기회가 되면 현금을 늘려왔기 때문에 월가의 기관 투자자들과 개인 투자자들은 오마하의 현인인 워렌버핏이 노쇠하여 더 이상 명석한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며 조롱해왔습니다. 

 

출처: Investing.com

위의 그래프를 보면 미국의 간판 지수인 S&P500이 가파르게 상승을 하기 시작한 2013년 말부터 버크셔는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리기 시작하여 2014년부터 2021년 말까지는 지수 상승률보다 빠르게 현금을 늘렸습니다. 공개적인 석상에서 워렌버핏은 실제로 계속해서 "미국 주식시장이 고평가되었다"며 "매수할만큼 매력적인 기업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던 버크셔해서웨이가 2022년 1분기 말에 현금을 크게 줄였습니다.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한 것인데요, 보험사인 앨러게이니를 인수합병하고, 쉐브론, 옥시덴탈, 액티비전 블리자드, HP 등 다양한 기업의 지분을 대거 매입하였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버핏의 이러한 행보가 의아할 수 있습니다. 시장이 좋지 않으면 현금을 확보하여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하는데, 버핏은 지금같은 약세장에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으니까요.

 

 

주식 투자자들은 모두 바닥에 사서 천장에 팔고 싶어합니다. 주식이 최저점에 왔을 때 영끌한 돈까지 모두 투입하여 풀매수하고, 최고점에 왔을 때 딱! 팔면 부자가 되는 일은 식은 죽 먹기일 것입니다. 운이 좋아 한 두 번 정도는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2020년 3월의 주식시장 급락이나 20년 하반기부터 21년 상반기까지 이어진 시장의 급등기에 어쩌면 꽤 많은 투자자들이 BLASH(Buy Low And Sell High)로 큰 돈을 만졌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기간 최저점에 정확하게 진입하고 최고점에 매도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재작년 큰 돈을 번 투자자들 가운데 올해의 약세장에서 번 돈의 대부분을 잃은 이들이 수두룩합니다.

 

 

최저점/최고점을 맞출 수 있는 투자기법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투자자들의 목표인 저가 매수와 고가 매도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바로, 시장이 과열되면 조금씩 주식을 팔아 현금을 늘리고 시장이 약세장에 진입하면 조금씩 주식을 사들이는 것입니다. 

 

막연하게 들릴 수 있지만 워렌 버핏은 이러한 투자방식을 장기간 실천하여 부자가 되었습니다. 버핏은 화려한 강세장이 지속되던 1990년대의 IT버블 시기에는 현금 비중을 늘리다가 닷컴버블로 시장이 급락한 뒤 현금을 줄이며 저가 매수에 나섰고, 2000년대 중반의 강세장에서도 2000년 초반에 매수했던 주식을 천천히 팔아가며 현금을 확보하여 2008년 금융위기 때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 주식 비중을 크게 늘렸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버핏의 공격적인 투자에 대해 지금은 "역시 오마하의 현인답다"는 평가를 하지만 그때 당시에만 해도 버핏이 너무 성급하게 매수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시장에는 공포가 팽배했고 비관적인 투자자들이 가득했기 때문인데요, 그같은 시장 분위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뜨겁게 달궈졌고 2010년대 내내 강세장이 지속됐습니다.  강세장 속에서 버핏은 헐값에 매입한 주식을 비싼 가격에 팔며 현금을 늘려왔고요. 

 

그런 버핏이 최근 1분기 하락장에서 현금을 크게 줄이며 저가 매수 or M&A에 나섰습니다. 아마도 버핏은 2년간 이어진 시장의 버블이 꺼지고 있으며 좋은 기업들의 가격이 매력적인 수준까지 내려왔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은 워렌 버핏을 추양하며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주식 투자의 바이블처럼 여기지만, 실제 투자는 버핏과 정 반대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시장의 상승기에는 추격매수를 하지 못해 안달이 나고, 나만 돈을 벌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에 재대로 된 기업분석 없이 마구잡이로 매수한 반면, 지금같은 하락장에서는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외려 현금 비중을 높여야 하나 고민하게 됩니다. 

 

버핏을 존경하는 한 명의 가치투자자로 제 자신을 여기지만 막상 존경하는 투자자의 투자 방식은 따라하지 못하는 아이러니이죠. 

 

투자자들은 매일 시시각각 변하는 시황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전쟁, 실업률 증가 등 다양한 시장 변수들을 모두 꿰뚫고 있지만 자신의 투자 전략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는 이들이 절대다수입니다. 

 

뉴스 하나에 일희일비하며 매매를 결정하는 상황은 SNS, 네이버 카페, 인터넷 커뮤니티 등 여러 곳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투자자들이 기억해야 할 진리는 아무리 부정적인 뉴스라도 10년, 20년의 장기투자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시황은 휘발성이 강하여 며칠 또는 한 두달 정도면 잊힙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또 다른 뉴스가 대신합니다. 기업의 가치가 아닌 뉴스를 듣고 매매를 결정한 투자자들은 나중에 뒤돌아보면 그때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느냐고 후회하게 됩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자신만의 전략에 따라 투자를 이어나가야 합니다. 자신만의 전략을 갖춘 투자자는 절규와 환희가 교차하는 시장에서도 싼값에 주식을 주울 수 있고, 저가에 주워담은 주식을 좋은 값에 팔아치우며 수익을 높일 수 있습니다. 

 

우리 투자자들이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 들어야 할 무기는 왼손에 분할매매, 오른손에 자산배분 단 두 가지 뿐입니다. 

 상관관계가 낮은 여러 자산을 조금씩 천천히 포트폴리오에 담는 전략이 가장 높은 확률로 10년 뒤에 우리를 부유하게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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