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리뷰

[증시 리뷰] 필수품 뜨고 사치품 지고..미국, 중국 소비 트랜드 변화에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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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의 소비의지에 반하는 투자를 하지 말라!"

지난 8월 23일 모건스탠리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의 첫 문장입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각 국의 정부가 시민들에게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하며 재량소비재 관련 기업들은 호황을 누렸습니다. 재량소비재는 비누, 기름, 세재 등의 필수소비재와 상반된 개념으로, 꼭 필요한 제품은 아니지만 자금 여유가 있을 때 사고 싶어하는 소비재입니다. 의류, 자동차, 레저용품, 스마트폰, 태블릿 PC같은 엔터테인먼트 기기가 재량소비재에 해당합니다.

 

 

1. 재량소비재 시장의 둔화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까지 미국 소비자들은 재택근무와 언택트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기 위해 PC, 가전, 자동차, 의류를 대량으로 구입했습니다. 낮은 금리와 정부의 보조금이 이들의 소비를 뒷받침했고 애플, 현대차, LG전자의 실적은 고공행진했습니다. '죽어가는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던 태블릿 PC 시장에서 애플은 수 천만대의 아이패드를 판매하였고, 룰루레몬과 여러 골프웨어 업체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기록적인 주가 상승을 보였습니다만, 이들 기업이 지금까지의 폭발적인 매출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미시간대가 발표한 소비자 신뢰지수가 급락한 것에서 주목했습니다. 8월 달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는 201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나왔고 며칠 뒤 7월 소매판매 지표 역시 시장의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였습니다.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는 '미국 소비자들이 더 이상 재량소비재를 구매할 여력이 부족해지고 있다고 판단했고, 이는 모건스탠리의 반도체 전망 하향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시민들의 구매력이 줄어들어 PC, 스마트폰, 자동차 등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다면 이들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모건스탠리의 판단입니다. 

 

 

막대한 유동성의 공급과 저금리 기조는 자산시장에 거품을 형성하여 개인의 순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월스트리트벳츠' 게시판을 통해 개인 투자자들이 집결하여 영화관 체인기업인 'AMC', '블랙베리' 등의 밈 주식을 매수하며 하루에도 수 십 퍼센트 주가가 등락하는 상황이 펼쳐졌고, 한국에서는 '빚투' 열풍이 불며 많은 2030세대가 카카오부터 '테마주', 암호화폐에 이르기까지 여러 자산을 사 모으며 동학개미 운동을 펼쳤습니다. 다행히 작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대부분 자산군의 가치가 상승을 이어왔지만, 테이퍼링, 금리 인상,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인한 경기 둔화 등 자산시장의 상승에 제동을 거는 외부 요인이 발생하며 투자자들의 순자산 증가추세도 완만해지거나 감소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작년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사치품과 재량소비재에  큰 돈을 지불하기를 망설일 것입니다.

 

 

2. 사치품 시장의 성장 감소


뿐만 아니라 지나친 자산 불균형, 즉 부의 편중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중국 내부의 상황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공동부유'를 강조하며 자산가들과 기업이 가진 부를 나눠 빈부격차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코로나19에도 글로벌 큰손 역할을 했던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 문화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경제 전문가인 사이토 나오토 다이와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 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의 공동부유 사상은 사회적, 경제적 평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 최고위층이 보유하고 있는 부를 압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고 중국 현지에서 호텔업을 하고 있는 이에 의하면 "최근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중국 상류층 단체 채팅방에서 관련 뉴스가 대거 공유됐다"며 "아직 부의 재분배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소비심리가 위축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이 명품 시장을 단속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글로벌 명품 업계 시가총액도 일주일 동안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루이비통, 디올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시가총액은 지난 16일 41043억 유로에서 23일 3781억 유로로 감소했고 같은 기간 에르메스도 1631억 유로에서 1560억 유로로 하락했습니다. 세계 명품 업계의 미래와 중국 공산당이 내놓을 공동부유 사상의 구체적인 정책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은 중국인들이 이들 기업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중국인의 명품 구매 규모는 63조원에 달했으며, 2025년이면 세계 명품 시장 매출의 절반이 중국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중국 명품 시장의 4분의 1을 책임지는 1만명의 슈퍼리치가 공산당의 표적이 될 것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매출이 하락한다면 이들 명품 기업의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생각됩니다. 

 

 

3. 필수소비재와 리오프닝 수혜주에 주목하자


 

국내 기업들의 실적 피크아웃(고점 통과), 중국 정부의 규제, 미국 테이퍼링에 대한 공포로 인한 달러 강세, 반도체 투자심리 악화는 최근 국내 증시를 급락하게 만들었습니다.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의 주가는 올해 초 고점 대비 적게는 20%, 많게는 30% 이상까지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가슴을 철렁이게 합니다. 미국 증시도 곧 있을 잭슨홀에서의 파월 의장의 연설을 기다리며 뚜렷한 상승 또는 하락없이 숨을 죽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상승 모멘텀을 만들어줄 뚜렷한 소스(이유)가 없는 지금 상황에서, 증권가의 의견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 것처럼 보입니다.

먼저, 코스피 지수가 크게 하락한 지금이 저점 매수의 기회라고 보는 입장이 있습니다. 이들은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매도로 전체 기업들의 주가가 많이 낮아진 반면, 기업의 실적은 양호하기 때문에 실적이 좋은 기업 위주로 매수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반면, 추가 매수가 적절하지 않다고 보는 진영은 긴축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외국인 매도세도 잦아들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하반기 시장에 대한 자신이 없는 투자자는 기술적으로 주식 비중을 축소해야할 때라고 합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를 국내 증시해외 증시로 구분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최근 국내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주식 반대매매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한 번 더 3% 이상 시장에 조정이 발생한다면 지금까지보다 큰 규모로 2차 반대매매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규모 반대매매는 지수의 하락을 야기하며 지수의 하락은 또 다른 반대매매를 불러오는 악순환의 고리로 이어질 것입니다. 정부가 제 1 금융권, 제 2 금융권에서의 대출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반대매매를 막을 수 있는 증거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개인들이 많다는 것도 위험요인입니다. 그러므로 포트폴리오에 담으신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다고 해서 무작정 추가 매수를 하기보다 기업의 향후 실적이 개선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신 뒤 매매 여부를 결정하시는 것이 더욱 안전하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최근 많이 오른 2차전지 관련주의 추가적인 주가 상승 모멘텀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호재가 많이 발생하는 수소 에너지 관련 기업 중 저평가된 종목을 소량 편입하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영국과 다른 서방 국가들의 뒤를 이어 조만간 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위드 코로나' 시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백신 접종속도가 올라감에 따라 국내 확진자들의 치명률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다수 국민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입증된다면 '위드 코로나' 시대는 빠르게 다가올 것입니다. 리오프닝으로 실적이 늘어날 것이 확실하고, 부채비율이 높지 않으며 현금흐름에 문제가 없는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일부 편입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여행 관련주와 국내 엔터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해외 증시에 대한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 빅테크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성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알파벳, MS, AMD, 어도비 등 다수의 테크 기업들은 높은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다량의 M&A를 진행하여 내실을 다졌습니다. 나스닥 100 지수 추종 인덱스 펀드나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종목만을 포트폴리오에 담은 TIGER 미국테크 TOP10 INDXX 같은 ETF를 정기적으로 매수하는 전략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시장수익률을 상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빅테크 기업과 함께 필수소비재도 포트에 편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반기 경기가 꺾이더라도 실적이 악화되지 않을 필수 소비재를 편입하신다면, 자산가치의 하락을 어느정도 헷징하실 수 있습니다. 필수 소비재 기업들은 거의 모두 배당을 지급하기 때문에 배당주로서도 손색이 없습니다. 필수 소비재를 선별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XLV' 등의 필수소비재 ETF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강력한 리오프닝 수혜주로는 에어비앤비와 에스티로더를 예상합니다. 에어비앤비의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주당순손실 규모는 작년 동기 대비 감소하였고 고객 총 예약일 수 등의 주요 지표가 개선되는 것이 확연합니다. 현금흐름이 괜찮고 주가가 아직 크게 상승하지 않은 만큼 매수하기에 적절합니다. 에스티로더를 리오프닝 수혜주로 판단한 이유는, 에스티로더가 향수 브랜드인 조말론, 색조 화장품 브랜드인 맥(MAC), 바비 브라운(BOBBI BROWN) 등 다양한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화장품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팬데믹이 종식된다면 색조 화장품과 향수 시장은 억눌렸던 소비심리에 힘입어 크게 신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팬데믹 기간동안 색조화장품이 아닌 스킨케어 화장품과 운동복 시장이 크게 성장했던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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