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의 2023년 매출액은 7,667억원으로 2022년 (6,030억원) 대비 약 25% 가량 증가했습니다. 높은 매출 성장을 이끌어낸 사업부문은 클라우드와 인터파크 트리플입니다. 특히, 클라우드 부문은 22년 전년 대비 매출이 약 70% 가량 증가하는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플랫폼 부문(야놀자 앱)의 매출 신장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야놀자가 목표로 하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부문이 계속해서 우수한 성과를 달성해나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야놀자의 주요 서비스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플랫폼 부문이 2023년 기준 48.96%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터파크 트리플 부문이 33.84%, 마지막으로, 클라우드 부문이 22.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주요 서비스 품목별 매출 현황에서는 플랫폼 부문(야놀자)와 인터파크 트리플을 구분해서 매출 비중을 공시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동사의 플랫폼 사업에는 국내 숙박을 포함해 다양한 여행/여가 상품을 판매하는 모바일 앱 야놀자와 국내 공연, 스포츠 티켓과 해외 여행을 판매하는 인터파크 트리플이 모두 포함됩니다.
따라서, 전체 매출에서 플랫폼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플랫폼 부문의 48.96%와 인터파크 트리플 부문의 33.84%를 합산해 약 80%에 이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야놀자가 클라우드 사업을 한다니 의아해 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겠죠.
야놀자의 클라우드 부문은 SaaS(구독료를 수취하고 소프트웨어를 설치형이 아닌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는) 기반의 Hospitality 운영 및 연결 솔루션, 전세계 여행 판매 채널(부킹닷컴, 익스피디아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여행/여가 상품을 공급하는 디스트리뷰션 솔루션, AI기술 기반의 DSP솔루션, CRM 및 웨이팅 줄서기의 F&B솔루션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야놀자와 인터파크 트리플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기업이니만큼 B2C 위주의 비즈니스 모델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사업보고서 상에는 B2B 매출이 대부분이라고 기록돼 있습니다.
여행상품, 숙박권 등을 공급하는 사업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거래가 체결될 경우 수수료를 수취하며 사업자들이 다른 업체보다 플랫폼 상에서 보다 많이 노출되어 많은 매출을 일으킬 수 있도록 광고 상품을 판매하는 등 소비자가 아닌 사업자에게 간접적으로 수익을 챙기는 만큼 B2B 사업을 영위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음으로, 지난 n년간 동사가 체결한 주요 계약에 대해 살펴 봤습니다.
주목할 만한 거래는 먼저, 2021년 (주)인터파크의 지분 70%를 2,940억원에 인수한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야놀자는 (주)인터파크를 인수한 뒤 야놀자와 직접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행, 티켓 부문을 제외한 쇼핑 및 도서 등의 다른 부문은 순차적으로 매각했습니다.
(주)인터파크를 인수한 이유는 인터파크가 항공권 발권과 패키지 여행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한 기업이기에 동사의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매출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클라우드 부문 사업 다각화를 위해 Go Global Travel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약 2,500억원을 지출한 것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클라우드 부문은 최근 몇 년 사이 동사가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핵심 신사업 입니다. 야놀자는 2017년부터 기존의 숙박, 여행 상품 중개업에서 벗어나 여행 솔루션 및 데이터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9년 인도의 객실 관리 시스템 업체인 '이지테크노시스 (현 야놀자 클라우드 솔루션)'를 시작으로 고 글로벌 트래블, 가람정보시스템, 데일리호텔, 데이블, 인소프트 등 여러 숙박, 여행 관련 IT기업들을 대거 인수한 것도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동사는 인수를 통해 획득한 시스템과 기술, 개발 인력을 기반으로 클라우드 사업 부문을 비교적 단기간에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24년 반기 보고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야놀자의 전체 매출에서 클라우드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2.6%에서 28.6%로 반년만에 6.03% 증가했습니다.
클라우드 사업이 성장한 만큼 플랫폼 부문에 대한 동사의 의존도를 낮출 수 있었습니다.
야놀자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하고,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여행상품 등의 중개 플랫폼이 아니라 글로벌 트래블테크 기업으로 포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온라인 숙박, 여행 상품 중개업의 경우 시장의 size가 한정되어 있고, 여기어때를 비롯해 여러 업체들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여행 관련 상품 중개시장에서 야놀자의 실적이 지금보다 극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낮은 편입니다.
글로벌 트래블테크 기업이라고 스스로를 규정하기 위해선 현재 해외 매출 비중이 높으며, 앞으로의 매출성장 포텐셜이 높은 클라우드 사업을 키워야만 합니다. 야놀자의 클라우드 사업이 속한 숙박, 여행 솔루션 및 데이터 시장은 앞으로 빠른 성장이 예상되며, 야놀자 클라우드 부문도 빠른 속도로 커 나가고 있습니다.
야놀자 클라우드 부문은 숙박업체와 계약을 맺은 뒤 여러 판매채널을 통해 숙박업체의 호실 판매를 지원하는 거래 솔루션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24년 6월 말 기준 130만 개의 숙박 호실을 전 세계 13,000여개의 채널을 통해 판매하고 있으며, 판매 채널 중 해외 채널의 비중이 99%에 이릅니다. 야놀자는 24년 상반기에 해외 법인들에서 829억원의 매출을 거뒀는데요,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487% 증가한 숫자입니다.
싱가포르, 인도, 일본, 베트남 등에 위치한 동사의 해외 법인들은 대부분 클라우드 부문 사업을 담당하는 회사들입니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 부문 매출의 상당 부분이 해외 시장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야놀자는 현재 상장 주관사로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Investment Bank)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선정하고 나스닥 사장을 추진 중입니다. 야놀자가 국내 유가증권시장이 아닌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려는 이유는, 미국 시장에 상장 시 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나스닥의 경우 기업이 지금 당장 어떤 실적을 내고 있는지보다, 앞으로 미래 전망이 어떨지를 상장 심사 과정에서 더욱 중요하게 평가한다고 합니다. 아직까지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규모가 크지 않지만, 성장세가 빠른 야놀자 로서는 국내 시장보다 나스닥에 상장하는 것이 기업가치를 유리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방법일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해서는 한국 외 지역에서 올린 해외 매출을 강조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거든 매출만으로는 미국 증권시장 심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힘듭니다. 이로 인해 주된 영업시장이 한국인 플랫폼 부문과 인터파크 트리플 사업부 보다는 클라우드 사업에 공을 들여야 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야놀자가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자 하는 이유는 그간 야놀자가 기관 투자자들에게 높은 기업가치로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기 때문입니다.
2021년 야놀자는 소프트뱅크 그룹의 비전펀드로부터 2.3조원을 투자받을 당시 책정된 기업가치는 9조원이었습니다.
주요 주주인 소프트뱅크 그룹이 야놀자의 상장으로 만족스러운 이익을 거두기 위해서는 야놀자가 IPO 과정에서 12조원 정도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http://kpenews.com/View.aspx?No=3405096
블룸버그 등의 매체에서 야놀자가 70~90억 달러 (약 9.5조원 ~ 12조원)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한다고 전망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 평가하는 야놀자의 가치는 야놀자의 희망 기업가치에 비해 많이 낮은 약 4.5조원 입니다.
비상장기업의 주식 거래 플랫폼인 서울거래 등에서 추정하는 야놀자의 시가총액은 4.5조원에 불과합니다.
부킹홀딩스, 에어비앤비, 익스피디아 등 해외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유사업종 비교기업군들의 평균 PER, PSR을 야놀자의 현재 실적에 적용해 계산한 추정 시가총액은 4.5조원보다도 낮은 수준입니다.
대략적으로, 유사기업인 에어비앤비의 PE Ratio인 18.12배에 야놀자의 2024년 2분기 영업이익 160억원을 단순 연환산(x 4)한 640억원을 곱해줄 경우 야놀자의 추정 시가총액은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에어비앤비보다 높은 멀티플을 인정받고 있는 부킹홀딩스의 PE Ratio인 30.39배에 야놀자의 24년 연환산 영업이익인 640억원을 곱하더라도 야놀자의 추정 시가총액은 2조원을 넘지 못합니다.
공격적으로, 올해 야놀자의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야놀자의 시가총액은 3조원 수준입니다. 야놀자의 클라우드 부문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야놀자가(소프트뱅크가) 원하는 12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야놀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적어도 3,000억원은 기록해야 할 것 같습니다.
기사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야놀자의 플랫폼 부문(야놀자 앱 + 인터파크 트리플)의 24년 2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70억원에 불과한 만큼, 2분기 동사가 기록한 영업이익의 대부분은 클라우드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공격적으로, 야놀자의 플랫폼 부문에서 연간 500억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이라 가정하더라도, 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기 위해선 클라우드 사업이 2,500억원의 이익을 내줘야 합니다.
현재 클라우드 부문의 영업이익률 약 25%가 추후 30%까지 개선될 것이라고 가정하고, 2,500억의 영업이익을 내기 위해선 클라우드 부문에서 약 8,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해야 합니다. 24년 2분기 기준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이 743억원이며, 이를 단순 연환산 할 시 약 3,000억원 24년의 기대 매출액입니다.
매년 50% 가까이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이 성장할 것이라고 가정하더라도, 8,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선 최소 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야놀자가 원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선 상장 시점을 2027년 하반기 정도로 늦춰야 할 것 같습니다.
한편, 야놀자가 주요 주주인 기관 투자자들이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제공하기 위해선 회사를 보다 매력적인 모습으로 빚어내야 합니다.
이 같은 이유로 24년 8월 야놀자는 본사에서 플랫폼 부문(야놀자 앱)을 떼어내 별도의 자회사로 독립시킨 뒤, 해당 자회사를 인터파크 트리플과 올해 안에 합병시켜 하나의 회사로 만들겠다고 합니다.
https://www.invest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8/30/2024083080242.html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야놀자의 기존 플랫폼 사업(야놀자 앱)과 인터파크 트리플 부문은 본질적으로 거의 유사한 수익 모델을 갖추고 있는 만큼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서라도 두 개 사업부를 한 개로 합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플랫폼 사업부의 독립으로 야놀자 본사는 플랫폼(야놀자 + 인터파크 트리플), 클라우드 사업을 영위하는 63개의 종속회사를 관리하고 전체 그룹 차원에서의 사업 전략 수립과 M&A 등의 업무에만 주력하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게 됩니다.
IB 업계에서는 야놀자의 지배구조 개편을 미국 나스닥 상장과 결부해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상장을 앞둔 야놀자가 숙박, 여행 중개 플랫폼이라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클라우드 솔루션 기반의 트래블테크 기업임을 전면에 내세우기 위해 플랫폼 부문을 본사에서 떼어냈다는 분석입니다.
회사의 지배구조를 바꾼 것까지는 긍정적으로 보이나, 회사가 원하는 기업가치와 시장의 눈높이의 간극이 너무 큰 만큼 야놀자의 상장 시점은 적어도 27년, 아무리 보수적으로 가정하더라도 26년 하반기 정도는 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DART에 공시된 야놀자의 23년 사업보고서 및 24년 반기보고서, 그리고 몇 개의 뉴스를 통해 야놀자의 기업분석을 수행해 보았습니다.
현재 실적을 기준으로 한다면, 아무리 공격적으로 보더라도 야놀자의 적정 가치는 3조원 이하라고 생각합니다.
클라우드 부문의 높은 성장세가 앞으로 최소 5년 정도는 유지될 것이라고 가정할 시, 최대 7~10조원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나,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기에 현재 비상장 거래 플랫폼에서 추정하는 야놀자의 시총 4.5조원은 Risk를 고려할 때 매력적인 가격은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 저는 IPO 부서에서 근무하는 금융 전문가가 아니고, 회계를 전공한 대학생에 불과한 만큼 제 추정이 맞을 가능성보다 틀릴 확률이 훨씬 더 높습니다. 또, 기업의 투자 매력도를 상당히 보수적으로 계산하는 만큼 성장 기업의 밸류에이션은 더더욱 제가 잘 하는 영역이 아닙니다.
*야놀자 주주 분들은 부디 노여워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회사의 밸류와 관계없이 소비자로서 저는 야놀자를 상당히 좋아하고 애용하고 있습니다.
'국내주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내주식] 오리온 기업분석 (4) | 2024.10.26 |
---|---|
[국내주식] 고려신용정보, 채권추심 1위 기업 (6) | 2024.10.24 |
[국내주식] 한화오션, 국내 첫 미 해군 함정 MRO 수주 (2) | 2024.08.29 |
[국내주식]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의 차이 (0) | 2024.07.25 |
[국내주식] 조선업 공부 (스크랩) (0) | 2024.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