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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주식] 한화오션, 국내 첫 미 해군 함정 MRO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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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공부하는 노아입니다. 

 

8월 27일 한화오션은 미국 연방의회 상원 군사위 주요 인사와 미 해군 함정 사업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화오션에 따르면 권혁웅 한화오션 대표, 한화오션 특수선 사업부장, 특수선 해외사업단장 부사장 등 회사 경영진이 용산 미군 부대에서 잭 리드 미 상원 군사위원장,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와 만나 함정 사업 운영에 대한 여러 현안을 공유했다고 합니다. 

 

 

한화오션은 이 자리에서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참여 등을 통해 미국의 해군력 증강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미국의 필리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데 필요한 승인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잭 리드 군사위원장의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이 기사가 나온지 약 이틀만인 29일 오전에 한화오션이 국내 조선사 가운데 최초로 미국 해군 함정의 MRO 계약을 수주했다는 기사가 올라 왔습니다.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과 4만톤급의 군수지원함 창정비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으며, 계약 규모는 수백억원 대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미 해군 군수지원함은 동사 거제사업장에 입항해 함 전체에 대한 정비 및 검사를 받을 예정이며, 조선소의 플로팅 설비를 활용해 육상 정비 작업도 수행될 것이라고 합니다. 

 

 

미 해군의 MRO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선 미 해군보급체계 사령부로부터 함정정비협약(MSRA)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한화오션은 지난 7월 22일 이 인증을 획득했다고 합니다. 

 

 

한화오션은 이번 수주를 발판삼아 연 20조원 규모의 미 해군 함정 MRO 시장을 본격 공략해 향후 글로벌 방산 수출 확대의 교두보를 마련할 것이라고 합니다. 지난 6월 한화시스템과 총 1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필리조선소 지분을 100% 인수해 글로벌 MRO 사업 전초기지를 확보한 만큼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필리조선소 전경

 

필리 조선소는 미국 대형 상선의 절반 정도를 만들고 있고, 해양풍력 설치선 등의 친환경 선박의 건조실적도 가지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2023년 7월 해상풍력 설치선 철강 절단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곳이 필리 조선소이기도 합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6943239?sid=104

 

필라델피아 필리 조선소 둘러 보는 바이든 대통령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 조선소를 둘러 보고 있다. 2023.7.21

n.news.naver.com

 

하지만, 필리 조선소의 핵심사업은 군함의 수리, 개조사업 입니다.

필리 조선소는 현재 신규 군함 수주잔고가 없지만, 필라델피아 해군기지와 붙어 있어 해군 함정을 정비, 수리하기에는 최적의 위치를 자랑합니다.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 조선소를 인수하기 전부터 MRO 전담조직을 운영해 왔습니다. 광개토대왕급 구축함 3척의 성능개량 사업을 진행 중이고, 장보고함 24척의 정비, 3척의 개량사업을 완료한 실적이 있습니다. 

 

 

한화오션은 2023년부터 중국의 저가수주로 인해 수익성이 없는 컨테이너선 수주를 전면 중단하며 고가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에 나섰고, 건조 CAPA를 확보해 나갔습니다. 한화오션의 사업 전략은 큰 틀에서 1) 고가 선박 위주 수주 2) MRO 시장 진출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한화오션은 2023년 11월 시설자금, 해외법인 취득, 운영자금 확보의 명목으로 1.5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습니다. 당시 한화오션이 미국의 필리 조선소(Phily Shipyard)를 인수할 것이란 소문이 돌았습니다. 실제로 한화오션은 1억 달러에 필리 조선소를 인수하며, 미국에 거점을 확보하고 미 해군과 MRO 사업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한화오션이 미 해군의 MRO 계약을 따내기 위해 미국 조선소를 인수한 이유는 미국의 존스법(Jone's Act) 때문입니다. 미국 존스법을 우회하기 위해 현지 조선소를 인수한 것입니다. 

 

 

미국은 1920년 존스법을 제정했습니다. 

존스법은 27조가 핵심으로, 미국 연안의 승객과 화물 수송은 미국에서 만든 국적선에만 허용한다는 강제 규정입니다. 

 

 

미국 조선소들은 존스법 덕분에 미국 군함과 미국내 연안을 운항하는 선박들을 독점 건조하며 경쟁없는 돈벌이를 계속해 왔습니다. 존스법 덕분에 안정적인 수주물량을 확보할 수 있고, 인건비는 오르다 보니 미국의 조선소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설비투자를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노후화된 설비에 높은 인건비를 기반으로 배를 만드니, 미국의 조선소들은 한중일 대비 2-3배 높은 건조비용, 건조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두 배 이상이 되었습니다. 결국, 미국의 조선사들은 상선 시장에서 경쟁력을 완전히 잃어버렸고 해군과 해안경비대가 발주하는 특수선 사업으로만 사업을 지속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 존스법에 연방법이 추가되며, 미국 조선소의 물량 확보는 더욱 쉬워지게 됐습니다. 연방법은 미 해군, 해안경비대 함정의 해외 건조 뿐 아니라 수리까지도 금지하는 법안입니다. 

 

 

경쟁이 사라지며 미국 조선소들은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갔고, 그 피해를 미 해군이 입게 됐습니다. 신조선 건조 뿐 아니라 기존 함정의 수리에도 지나치게 긴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중국과 미국의 전쟁이 벌어지면, 중국은 2차 대전 당시 미국이 그랬듯이 전투함을 대량으로 찍어낼 수 있지만, 미국은 기존에 보유한 전투함만으로 싸워야 하는 상황이 펼쳐진 것입니다. 

 

 

미국 정보국에 따르면, 중국의 전체 조선 능력이 2,325만 GT인데 반해, 미국은 10만 GT(총 톤수)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미 중국의 전투함은 355척으로, 296척의 미국을 단순 수량으로는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계획대로 건조가 진행될 경우, 중국의 전투함은 2035년 475척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 해군 정보국은 중국 군함이 질적으로도 미국 군함에 상당 부분 근접했다고 분석합니다. 이에 2020년부터 미국 해군의 방침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해군의 차세대 호위함 건조사업에 록히드마틴을 포함한 미국 3개사와 호주, 이탈리아의 조선사가 수주전에 참여했습니다. 

 

 

당시 호주와 이탈리아 조선사는 미국에 법인을 보유했기에 존스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수주전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이탈리아 조선사가 제안한 호위함의 가성비가 가장 좋았기 때문에 이탈리아 핀칸티에리가 제시한 호위함이 채택되었습니다. 

 

 

2023년 2월 미국의 함정 프로그램 총괄 책임자와 실무진들은 한국에 방문해 국내 조선소들의 건함능력을 확인했습니다. 미 해군은 중국의 해군력에 대응하기 위해선 매 년 이지스 구축함 2척, 호위함 2척, 핵잠 4척을 건조해야 한다고 분석합니다. 이 물량을 미국 외 국가의 조선사에 맡기기 위해선 존스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존스법의 개정에는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현재 미 해군은 군함의 정비와 수리를 해외 국가의 조선사에 맡기고, 미국 조선사는 확보한 생산 CAPA를 신함 건조에 사용하는 식의 대안을 찾아냈습니다. 

 

 

이에 미국은 일본의 민간 조선소에게 일본에 배치된 자국 군함 20척의 군함 정비를 맡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화오션을 비롯한 국내 조선사도 미국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 물량을 나눠 가지게 되었습니다. 

 

 

한화오션은 필리 조선소의 인수를 통해 함정의 유지 보수 업무 뿐 아니라 향후 미국의 군함 건조 사업에도 참여하는 것이 목표인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군함과 잠수함의 가성비는 글로벌 기준 매우 우수합니다. 

 

 

미국 줌왈트 구축함은 순수 건조비용이 대당 30억 달러에 이릅니다. 반면, 한국은 유사한 성능의 세종대왕급 구축함을 9.25억 달러에, 줌왈트급도 15억 달러면 건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조선사 가운데는 한화오션과 현대중공업, 한진중공업이 군함 건조 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줌왈트굽 구축함

 

 

한진중공업은 중소형 연안경비함이나 중형함 건조 역량만을 가지고 있으므로, 한화오션과 현대중공업이 향후 미국 군함 건조 사업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조선 인프라가 집중된 국내 울산, 거제 사업장이 아닌 해외 조선소에서는 건조 효율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해외 조선소에서 현지 노동자를 동원해 국내 사업장에서만큼의 효율을 끌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국내 조선사들의 우수한 건조 역량과 한미일 연합 훈련을 통해 입증된 연계 능력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조선사들이 미국 군함의 건조 계약을 수주할 가능성이 아주 낮지는 않아 보입니다. 군함 건조 계약을 따낼 경우, 아마도 한국 사업장에서는 군사기밀과는 관련없는 선체 제작을 하고, 미국 조선소에 보내 최종 공정을 거쳐 건조를 완료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 같습니다. 

 

 

MRO 계약 체결 소식이 공유된 후 한화오션의 주가는 약 1%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24년 2분기 일회성 비용 등이 반영되며 적자로 전환했지만, 3Q 이후에는 고가에 수주한 계약들이 반영되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2020-2021년에 저가 수주한 물량들이 3년 정도의 기간에 걸쳐 매출과 비용으로 인식되었고, 지난 몇 년간 고가에 수주한 물량들이 계속해서 실적에 반영되고 있는 만큼 향후 2년 정도는 조선사들의 실적이 괜찮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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