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분석
아직 견조한 시장, 하지만 먹구름이 몰려온다(?)
[Summary]
2021년에 이어 2022년 상반기 팬트업 소비 수요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여겨질 만큼 국내 의복 소매판매 성장은 견조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의류 기업들이 오프라인에 치중해 있던 유통 구조를 온라인으로 이전시키며 내실의 변화를 꾀한 점이 의류 섹터의 투자 매력을 부각시켰다. 글로벌 소비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고,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각국 증시가 하락하고 있지만 중국은 경기부양책을 시행하며 부진했던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의 주요국과 중국 간의 디커플링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중국 경제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국내 일부 업종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산업재와 임의소비재 기업의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겠다.
상반기 국내 의복 소비는 견조
상반기 국내 소비는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4~5월 백화점 상품군별 매출에서 여성/남성의류는YoY +20%대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F&F, 더네이쳐홀딩스 등 1분기에 전년동기대비 20~40%대 매출 성장을 보였던 상당수의 의류 기업이 2분기에도 유사한 매출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월별로는 일부 기업의 경우 4~5월 대비 6월 매출액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 6월 매출 성장률이 저조한 이유는 장마가 빨리 찾아오며 비수기 사이클이 당겨졌기 때문이다. 의류 업계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7월 비수기,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이 일 년중 가장 비수기라고 한다. 계절적 이슈 외에도 매크로 불확실성 확대, 자산시장 부진에 따른 가처분소득의 감소, 물가 상승 등이 소비 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지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은 아직까지는 계절적 기후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고 한다.
국내 의복 출하 감소,하반기 실적 우려
시장의 우려를 키우는 지표는 재고 데이터다.국내 의복 출하가8개월 만에 다시(-)로 반전되어 공급이 정체되는 한편 꾸준히 감소하던 의복 재고가5월엔 증가했기 때문이다.의복 출하 감소는 중국발 공급망 이슈 등으로 인한 일시적 요인일 수도 있겠으나 출하가 감소함에도 재고가 증가하는 양상은 부정적이다.소매 부진을 동반한 재고 증가는 의류 시장이 정체기에 들어섰음을 의미하는 부정적인 시그널 가운데 하나이다.
하반기 중국 경기, 완만한 회복세 이어갈 전망
중국의 2Q22 GDP 성장률은 부진했지만(YoY 0.4% 성장, QoQ 2/6% 감소) 6월 실물지표는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 재확산, 글로벌 수요둔화 등의 부담을 무시할 수 없지만 방역 학습효과, 양호한 정책여력, 적극적인 정책 의지 등 긍정적인 요인이 우세하기 때문에 하반기에 중국 경기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국영과 민간이 모두 생산을 늘리며 산업생산이 YoY 3.9%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전기 및 통신장비 생산 회복이 두드러졌는데, 이는 봉쇄 강도 약화 및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소매판매도 YoY 3.1% 증가하며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당국이 봉쇄 강도를 완화함에 따라 외식 부문의 감소 폭이 크게 축소되었고 재화 판매가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현실적으로 중국 정부가 제시한 YoY 5.5%의 경제성장률은 달성하기 어렵지만 하반기 중국 경기가 꾸준히 반등할 것이라는 주장은 합리적이다. 그 이유는 1) 방역에 있어 코로나 확산 초기보다 효율적 대응이 가능해 보이고 2) 여타 국가들과 달리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이 적어 경기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지방정부의 6월 채권 발행 규모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전역이 고강도 방역대책인 ‘제로 코로나’ 후폭풍으로 타격을 입자 당국이 제시한 5.5%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지방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가용 가능한 재정정책을 총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중앙 당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지방정부에게 6월 말까지 채권 발행 할당량을 모두 소진하라고 지시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상반기 내에 지방정부의 채권 발행 한도를 소진했음에도 이에 그치지 않고 중국 당국은 자국 경제에 대해 ‘응급 처방’을 하기 위해 특별국채를 발행하며 계속해서 시중 유동성 공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의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경기 회복 모멘텀을 되살리려는 노력이 지속됨에 따라 실업률은 2022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6월 기준 25세~59세 인구의 실업률은 전월 대비 0.6% 포인트 감소했고, 31개 대도시의 실업률은 전월 대비 1.1% 포인트 감소했다. 전국 기업체 근로자의 주당평균 근로시간은 5월 47.2시간에서 47.7시간으로 늘어났다. 봉쇄가 완화되고 각종 부양책이 시행되자 민간 부문은 2020년 12월 이후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중국의 경기가 회복했음을 입증했다. 신규 주문은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고 수출 판매 또한 지난 19개월 가운데 가장 크게 증가했다. 따라서 중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에 접어든 것으로 인식한다.
한국과 미국에서도 고물가가 물가를 잡는 현상이 나타나며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이 둔화할 것임을 중국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중국의 경우에는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수요와 공급을 억제하며 단기간에 물가를 잡았고, 다음 단계인 경기부양으로 넘어간 상태이다. 한국과 미국이 중국과 같은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즉, 경기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완화정책으로 전환할 것이다. 경기변동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의류 산업의 단기 전망은 밝지 않지만 2023년까지 시야를 넓힌다면 경기침체 우려가 반영된 국내 의류 기업의 현재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인 수준이다
1. 기업개요
동사는 인적분할로 설립된 신설회사로 2021년 5월 재상장하였으며, 분할 전 회사인 F&F홀딩스의 사업 중 패션사업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동사는 라이센스 브랜드인 DISCOVERY, MLB, MLB KIDS 및 자체브랜드인 STRETCH ANGELS, DUVETICA와 SUPRA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브랜드 별 매출액의 비중은 2021년 기준 DISCOVERY 31%, MLB 31%, MLB KIDS 6%, MLB 수출 28%, 기타 4%이다.
지역별로는 2021년 연간 누적 매출액 기준으로 국내 매출 비중이 76.42%, 해외 23.58%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사의 사업부는 에프엔에프, 에프엔에프 차이나, FNF HONGKONG, FNF HOCHIMINH, 빅토리콘텐츠로 구성되어 있다. 사업부 별 매출액의 비중은 2021년 기준 에프엔에프 76.4%, 에프엔에프 차이나 21.6%, FNF HONGKONG 2%이다. MLB 브랜드에 대한 중국 소비자의 충성도가 높은 만큼 향후 중국에서의 지속적인 매출 증가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2. 사업부 분석
에프엔에프
동사의 에프엔에프 사업부는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캐주얼까지 의류 시장 전반에 모두 진출해 있으며, 아웃도어&라이선스 브랜드에 치중된 사업형태를 보완하기 위해 자체개발 브랜드인 STRETCH ANGELS를 2018년 5월 런칭, 프리미엄 브랜드인 DUVETICA와 세르지오 타키니를 인수하면서 전문 스포츠웨어 라인업을 보강하게 되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2020년 40조 3228억원에서 2022년 46조 407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은 5조 9801억원에서 7조 1305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스포츠웨어 중에서도 테니스 관련 매출의 성장이 대두된다. 지난해 국내 테니스 인구는 50만명, 테니스 용품 시장 규모는 2500억원으로 추정되었지만 올해는 각각 60만명, 3000억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긴 시간이 소요되고 비용부담이 큰 골프에 비해 비교적 시간 소요가 적고 도심 접근성이 높은 테니스는 소비여력이 줄어든 2030세대에게 매력적인 스포츠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테니스 인구 증가의 수혜를 F&F가 향유할 것으로 전망한다.
F&F의 매출액 대부분(약 96%)을 차지하는 라이선스 브랜드의 경우 라이선스 수수료를 납부해야 하며, 글로벌 진출이 자유롭지 않다는 제약이 있지만 자체 브랜드를 육성할 경우 영업이익(OPM)의 개선은 물론 글로벌 의류 브랜드로 도약을 꾀할 수 있다. 동사의 비용 중 두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지급수수료이다.
라이선시 계약 수수료와 면세점 수수료를 합한 지급수수료는 전체 비용의 42%를 차지하는데, 한국 라이선스 전개사의 경우 아시아 독점 계약으로 협상 우위를 지키는 사례가 많아지며 수수료율 협상에 우위를 점하고 있는 데다가 팬데믹을 계기로 무신사, 지그재그 등의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이 급성장하자 자극을 받은 의류 기업은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키우는 데 집중했고 2022년 의류 기업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평균 20%가 넘어갈 전망이다.
특히 F&F는 DT팀을 신설, 메타버스 브랜드인 SUPRA를 인수하며 경쟁기업과의 자체 온라인 플랫폼 경쟁에서 앞서고 있다. 이처럼 자사몰 플랫폼의 경쟁력이 높아질수록 유통수수료가 감소하는 만큼 동사의 ROE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에프엔에프 차이나 & FNF HONGKONG & FNF HOCHIMINH
동사의 차이나 사업부는 (주) 에프앤에프가 라이선스 브랜드인 MLB의 중국 비즈니스 전개를 위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현지법인으로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을 중국 현지에서 판매하는 것을 주요사업으로 하는 해외투자법인이다.
FNF HONGKONG은 홍콩법인을 중심으로 마카오와 대만에 지점을 설치하여 중국인 등 해외 관광객 및 현지인을 타겟으로 온, 오프라인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FNF HOCHIMINH은 베트남 내 제품 유통 및 생산 품질관리, 물류기지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MLB는 중국 락다운 영향으로 4~5월 오프라인 매장이 30%대 휴점율을 보였고, 온라인도 물류 이슈로 대응이 어려워지면서 일시적 실적 부진이 불가피했다. 홍콩, 마카오도 4월 거리두기 강화로 오프라인 매장 실적이 저조했으나 5월엔 회복 기조에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현시점 중국 내 매장 수 680개 기준 점포별 매출은 분기 평균 3억원 내외 수준에서 2Q22에 절반으로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5월 물류 이슈 해소로 이커머스 수요 대응은 가능했을 것으로 보이며, 6월에는 오프라인 매장 정상화로 타 중국 소비 수혜 기업들 대비 실적 회복 강도가 빨랐던 것으로 파악되어 하반기 중국향 실적 기대치를 높게 유지하는데 무리가 없다. 하반기 글로벌 소비 경기가 위축되는 시그널이 나타나는 시기에 중국 리오프닝 소비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성장 모멘텀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한다.
매년 6월 18일에 진행되는 중국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티몰+JD+핀둬둬) 쇼핑축제에서 의류(아웃도어)는 YoY +9%의 매출액 증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MLB 판매가 전체 카테고리 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며 중국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상위 대형 브랜드 대비 할인율이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바탕으로 건전한 성장을 시현한 것이다.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GDP 신장보다 물가와 고용 안정에 더욱 무게를 싣고, 대외 상거래와 무역 활동의 진전, 코로나19 검사정책 개선에 대한 의지를 내보인 가운데, 대중국 매출의 비중이 높은 동사의 지속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바이다.
3. ESG 분석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동사는 2021년 1분기 기준 주요 상장 패션기업 가운데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세부 평가 점수로는 E(환경) D, S(사회) C, G(지배구조) C를 기록하였다. F&F가 속한 유통업은 타 산업군에 비해 환경 경영 정보 공시 및 보고가 소홀해 ESG 등급이 낮았지만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의무 공시 대상이 확대되었고 ESG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에 대한 MZ세대와 알파 세대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동사 또한 환경 경영에 힘을 쏟는 것으로 파악한다.
우선 E(환경)의 경우, 동사는 2021년 본사 용수 사용량을 2020년 대비 5%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용수 사용량 절감 장치를 부착했다. 사내 수시 에너지 절감 캠페인을 벌인 결과 2018년 이후로 에너지 사용량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또한, 물류센터 지붕에 태양열 판넬을 설치하여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했고 2018년 대비 태양열 발전량을 5배 이상 증가시켜 연평균 23 ton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하고 있다.
대표 브랜드인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지난해부터 주력 제품인 ‘디워커 시리즈’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는 등 친환경 소재 활용을 늘리고 있다. S(사회)의 경우 인권과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직장 내 괴롭힘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전담 위원을 갖추었다. 굿네이버스와 MOU를 체결하여 지원사업을 진행 중에 있으며 사회적기업과도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기업들이 ESG경영 흐름에 맞추어 사업구조를 전환하고자 친환경 캠페인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동사의 ESG경영 실천은 아직 미흡하다. ESG가 기업 가치평가의 주된 기준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섬유 및 패션기업이 효성, SKC 등 극히 일부일 만큼 한국 패션산업은 ESG경영으로의 전환이 느린 편이다.
동사가 현재 DUVETICA, SUPRA, 세르지오 타키니 등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인수하며 환경 규제가 보다 엄격한 미국, 유럽 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하는 상황에서, 해당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추후 ESG 펀드 및 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입하기 위해서는 ESG경영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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