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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생각나열

[주절주절] 일본 저성장기 금융업 성장 분석 (1990-2010년대)

by 공부하는노아 2025. 3. 2.

안녕하세요, 노아입니다. 오늘은 잃어버린 30년간 일본 금융업종의 동향에 대해 공부해 보았습니다. 

 

잃어버린 10년으로 불리는 1990년대 이후 일본은 버블 붕괴 여파로 장기 저성장과 디플레이션을 겪었습니다. 이 시기 금융권은 대규모 부실채권으로 위기를 맞았고, 정부 구제금융과 구조조정을 통해 생존을 도모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 금융 시스템을 재건하고자 대대적인 규제 완화(일본판 금융 빅뱅)와 금융청(FSA) 신설 등의 개혁이 단행되었으며, 은행·증권·보험업의 운영 자유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증권, 은행, 보험 각 업종은 서로 다른 도전과 혁신을 경험하며 국내 저성장 속에서도 활로를 모색했습니다.

 

 

1. 은행업: 구조조정, 통합 및 글로벌 확장

일본 은행업은 1990년대 부실채권 위기로 대형은행들의 통합과 공적자금 투입이 진행되었고, 미쓰비시UFJ, 미즈호, 스미모토 미쓰이 등 메가뱅크들이 탄생했습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주요 은행들은 누적 손실을 털어내고 흑자전환에 성공하여, 2005년 말까지 증가된 순이익으로 공적자금 약 6조엔(누적 투입액의 절반)을 상환하는 등 재무 건전성을 크게 개선했습니다. 

 

이는 일본 은행들이 위기 후 수익성과 자본기반을 회복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경제 회복으로 은행주가 상승하고 대손충당금이 축소되면서 은행 자본비율도 안정적으로 높아졌습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일본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건전성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의 기회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직접 노출되지 않아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했던 일본 은행들은, 국내 성장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금융위기 이후 해외 금융사 지분 인수 등에 나섰습니다​.

 

예를 들어 미쓰비시UFJ금융그룹(MUFG)은 2008년 위기 와중에 모건스탠리에 90억 달러를 투자해 약 21% 지분을 확보하며 전략적 제휴를 맺었고​, 미즈호와 스미토모미쓰이도 아시아와 미주 지역에서 대출 확대 및 인수에 힘썼습니다. 이러한 해외 확장 전략으로 일본 메가뱅크들은 자산 규모 세계 2위의 거대 은행 시장을 형성하며 글로벌 위상을 유지했습니다​

 

다만 국내 대출 수요 정체와 초저금리로 전통 예대마진 비즈니스의 수익성은 낮아, 은행들은 수수료 사업(자산관리, 투자신탁 판매 등)과 투자은행 업무 진출로 수익원을 다변화했습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기업 자금조달이 간접금융(은행 대출)에서 직접금융(채권·주식 발행)으로 이동함에 따라 은행들이 증권 자회사 설립, M&A 자문 등의 투자은행 부문을 강화한 것도 이러한 흐름입니다​

 

종합하면, 메가뱅크로의 재편과 해외 진출을 통해 은행업은 시장 규모와 수익성 측면에서 가장 두드러진 회복세를 보였고, 혁신 측면에서도 종합금융그룹화와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이루었습니다.

 

 

2. 증권업: 국내 침체 돌파와 글로벌 도전

증권업은 1990년대 초 버블 붕괴로 주식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1997년에는 야마이치증권 파산 등 위기를 겪었습니다​. 이후 1990년대 후반 금융 빅뱅을 통해 자유화와 경쟁 촉진이 이뤄지면서, 대형 증권사는 리테일 영업 강화와 함께 해외 사업 진출을 모색하게 됩니다. 그러나 2000년대 내내 일본 증시는 박스권에 머물러 증권사의 국내 성장에는 한계가 있었고, 수익성도 제한적이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일본 최고의 증권사 노무라 홀딩스는 2008년 리먼 브라더스의 아시아·유럽 사업부문을 인수하여 본격적인 글로벌 투자은행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 인수를 통해 노무라는 성숙한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에서 투자은행 순위 도약과 사업 확대의 발판을 얻었고 프라임브로커리지와 프로그램 트레이딩 등 기존에 취약했던 분야를 보강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대형 인수의 대가로 막대한 통합 비용과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을 함께 떠안으며, 2008회계연도에 약 7조 엔의 사상 최악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일시적 어려움도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무라는 이후 빠르게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일본 증권업이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이밖에 다이와증권 등도 해외 거점을 확대하고, 미쓰비시UFJ·미즈호·SMBC 등 은행계 증권사들도 출범하여 국내외 투자은행 업무에 참여함으로써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금융업 혁신이 진행되었습니다.

 

개인 투자자 부문에서는 인터넷 거래 확산으로 SBI, 라쿠텐증권 등의 온라인 증권사가 2000년대에 급성장하여 증권업의 새로운 경쟁 지형을 만들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증권업은 혁신성 측면에서 두드러진 변화(온라인 거래, 종합금융화)를 보였고, 글로벌화 전략을 통해 향후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3. 보헙업: 인구구조 변화와 사업 다각화

보험업은 저성장·저금리와 인구 고령화로 인한 도전을 받았지만, 안정적인 보험료 수익 기반으로 완만한 성장을 이어갔습니다. 1990년대 후반 일부 중소 생명보험사가 파산하고, 저금리로 인한 역마진 문제로 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생명보험의 경우 버블 붕괴 이후 신규 계약 규모가 급감하여 1991년 정점 대비 신규 생보계약 액수가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되는 등 시장 정체가 뚜렷했습니다​.

 

이에 대형 생보사들은 사업구조 개선과 자본조달을 위한 변혁에 나섰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이치생명보험의 ** demutualization(상호회사→주식회사 전환)과 2010년 상장**입니다. 다이이치생명은 2010년 약 1조1천억 엔 규모의 IPO를 통해 일본 내 20년 만의 최대어 상장을 성공시켰고​, 이를 계기로 해외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습니다.

 

실제로 다이이치생명은 상장 후 해외 인수자금 조달을 계획하며 향후 수년간 신규 주식 발행을 통해 해외 보험사 인수에 나설 뜻을 밝혔습니다​.이는 인구 감소로 정체된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 전략으로, 다이이치생명은 호주와 미국 등에서 보험사를 인수하며 해외 수익 비중을 높여갔습니다​.

 

한편 손해보험 부문도 성장 한계에 직면하자 업계 재편과 해외 진출이 가속되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수십 개 손보사가 통합되어 도쿄해상, 손보재팬, 미쓰이 스미토모 등 빅3 손해보험 그룹이 탄생했고, 이들은 적극적인 해외 M&A로 돌파구를 마련했습니다.

 

예를 들어 도쿄해상홀딩스는 2008년 미국 필라델피아 콘솔리디트 보험사를 약 47억 달러에 인수하여 일본 금융사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M&A를 성사시켰습니다​. 도쿄해상은 **“국내 시장 성장정체로 더 큰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미국 P&C 시장(일본의 5배 규모)에 진입하여 전체 사업의 80% 이상을 차지하던 국내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자 했습니다​.

 

이처럼 보험업은 내수 중심 모델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외시장 개척과 투자 다각화를 추진했고, 방대한 운용자산을 바탕으로 해외 인프라 투자, 부동산 투자신탁(REIT) 등 대체투자 영역에도 진출했습니다. 그 결과 일부 선도 보험사는 해외 수익 기여도가 증가하고 글로벌 톱10권 자산규모를 갖추는 등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다만 보험업 전반의 시장 규모 증대는 완만하여, 수익성 지표도 저금리로 압박을 받는 등 은행업만큼의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진 못했지만, 안정적 현금흐름과 신사업 투자를 통해 꾸준한 성장 기반을 유지했습니다.

 

 

4. 개인 금융 vs 기업 금융 vs 대체투자 부문의 성과 비교

개인 금융(리테일) 부문에서는 안정자산 선호 성향이 강한 일본 가계 특성상 은행 예금과 저축성 보험 위주의 자산구성이 지속되었습니다. 2010년경 일본 가계의 금융자산 중 현금·예금 비중은 여전히 50% 이상으로 절대적이고, 주식·투자신탁 등 위험자산 비중은 매우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이러한 구조 탓에 리테일 금융시장은 규모는 크지만(가계 금융자산 총액 세계 2위권)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의 폭발적 성장으로 이어지진 못했고, 은행들도 막대한 예금을 기업대출로 운용하지 못해 초과유동성이 상시 존재했습니다. 대신 **부유층 자산관리(웰스 매니지먼트)**나 투자신탁 판매와 같은 신규 서비스 시장이 2000년대 중후반부터 커졌고, 인터넷뱅킹·온라인증권 등 핀테크의 초석이 되는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기업 금융(법인) 부문에서는 1990년대 이후 기업들이 부채를 축소하고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은행대출 의존도가 낮아지고 직접금융 활용이 늘어났습니다​.

 

실제로 2000년대 들어 일본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과 증자를 통한 조달을 확대하였고, 은행 대출 잔액은 정체 또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대기업 여신 축소를 중소기업대출로 보완하고, IB업무로 수익원을 전환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한편 기업금융 시장의 새로운 흐름으로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탈(VC)**의 역할이 커졌습니다. 과거 기업 구조조정은 주로 은행 주도였으나, 2000년대에는 해외 사모펀드가 부실자산을 매입하거나 경영권 투자에 나섰고, 국내에서도 산업재편 과정에서 PEF의 M&A 참여가 활발해졌습니다. 벤처투자도 IT 붐을 타고 증가하여, 2006년 약 4천 개였던 VC투자 기업 수가 2017년경 8천 개로 두 배로 늘어났고 투자액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는 대체투자 부문이 전통적인 IPO나 은행대출을 보완하며 성장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2001년 도입된 부동산투자신탁(J-REIT)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어 기관투자자와 개인 모두에게 새로운 투자처를 제공했고, 연기금 등 기관들은 저금리 속에 헤지펀드, 해외 인프라펀드 등 대체자산 투자를 늘렸습니다. 종합하면, 개인금융은 거대한 예금시장을 바탕으로 완만한 성장, 기업금융은 직접금융화로 질적 변화, 대체투자는 작은 베이스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혁신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5. 향후 전망 및 커리어 인사이트

향후 일본 금융산업은 초고령사회 진입, 디지털 기술 혁신, 그리고 강화되는 글로벌 규제 등의 영향으로 새로운 변화 국면을 맞이할 것입니다. 메가뱅크들은 저금리 기조 속에서 수익성 압박이 계속되므로 해외 사업 확대를 통한 이익 창출과 동시에, 국내에서는 **핀테크와의 협업 및 비용 효율화(지점 축소, DX)**로 대응할 전망입니다. 한편 핀테크 혁명에 비교적 뒤처졌던 일본 시장에도 모바일 결제, 디지털 자산관리, 블록체인 활용 등 기술 혁신이 빠르게 도입되어 금융업 전반의 서비스 모델이 바뀔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메가뱅크들은 자체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스타트업에 투자하여 디지털 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고, 보험사들도 헬스테크 스타트업과 연계한 인슈어테크(insurtech) 서비스를 내놓고 있습니다. 또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ESG 금융과 지속가능투자가 부상하면서 그린 파이낸스 분야에서 새로운 금융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될 것입니다.

 

커리어 측면에서, 일본 금융업은 향후 다양한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가 예상됩니다. 먼저, 메가뱅크들의 해외 진출이 계속되는 만큼 국제 업무 역량과 어학·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인재가 유망합니다. 동남아/미국 등 현지법인에서 경험을 쌓거나, 해외 기업 인수합병 및 프로젝트 파이낸스 분야 전문가로 성장하는 기회가 늘어날 것입니다.

 

둘째, 디지털 금융 부문은 가장 주목받는 커리어 분야로, AI분석, 핀테크 기획, 데이터 사이언스, 정보보안 등 IT와 금융을 융합한 전문성을 지닌 인력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 대형 은행들은 핀테크 자회사나 디지털전략 부서를 신설하여 젊은 기술 인재를 적극 채용하고 있습니다.

 

셋째, 자산운용 및 웰스매니지먼트 분야도 성장 전망이 밝습니다. 고령층의 자산관리 수요 증가와 연기금의 투자 다변화로 투자자문,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해외 운용사와의 제휴를 통한 선진 운용기법 도입도 활발합니다.

 

넷째, 금융환경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리스크 관리와 컴플라이언스 부문의 전문성도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규제 기준에 맞춘 내부통제, 자금세탁 방지(AML), 사이버보안 등은 금융사들의 필수 역량이 되고 있어 관련 경험을 갖춘 인재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체투자 및 투자은행(IB) 부문에서의 커리어 기회도 확대될 것입니다. 일본 기업들의 사업 재편(M&A), 스타트업 투자 활성화, 부동산·인프라 금융 수요 등으로 IB와 PE, VC 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어 재무자문, 딜 소싱, 기업가치 평가 등의 스킬을 갖춘 인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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