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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 정부의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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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급락하자 우리 정부는 환율 방어를 위해 가진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어요. 

 

 

위 기사에서는 정부가 환율방어를 위해 활용하는 수단은 첫째, 시중은행의 조선사 선물환 매입 유도 둘째, 민간이 보유한 대외금융자산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해요. 

 

조선사의 선물환을 시중은행이 매입하면 왜 원달러 환율이 떨어진다는 것일까요? 

 

이 개념을 이해하려면 먼저, 조선업에 선물환이 등장한 배경을 이해해야 합니다. 

 

2000년대 초반 중국에서 쏟아져 나오는 막대한 수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선박이 쉼없이 제조되던 조선업 호황기를 지나자 시장환경은 조선사에 배를 주문하는 선주들이 우위에 서게 됐어요.

 

그러자 Top heavy(전체 수주액의 30~40%를 계약금으로 수령) -> Heavy tail(계약금 10%, 중도금 10% * n번, 잔금 60%)로 유행이 바뀌었고 조선사들은 자금이 부족해져 운영자금을 대출받아 선박을 제조하고, 잔금을 수령하면 대출을 갚는 식으로 자금을 운용하게 되었습니다.

 

선박 제조에는 일반적으로 1~2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계약체결시점과 잔금을 수령하는 날짜에는 n년 이상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죠. 

 

따라서 조선사는 향후 잔금 수령시점에 발생할 수 있는 외환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입대금을 선주로부터 수령하기 전에 은행과 선물환 거래를 약정합니다. 

 

2002년부터 원달러 환율이 계속해서 하락하다 보니 국내 조선사는 환헤지의 필요성을 체감했고, 2000년대 중반부터 조선사는 은행과 선물환 매도 계약을 체결하게 돼요.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원달러 환율의 하락(원화 강세)은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조선사와 은행이 선물하는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이 받는 영향에 대해 알아볼게요.


1. 수출회사와 은행, 선물환 매도 계약

은행과 수출회사가 현재의 환율(₩1,440)로 달러를 일정기간이 지난 후 은행에 팔기로 계약. 계약 체결 시점에 실제로 달러나 원화가 오고 가는 것은 아님.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수출회사가 계약 체결 시점의 환율로 추후 달러를 팔기로 은행과 약속한 것. (은행은 추후 달러를 받고 계약체결 시점의 환율로 원화를 지급)

 

2. 은행, 달러를 빌린다

은행은 선물환 매도 계약을 하면 외국은행으로부터 달러를 빌린다

 

3. 은행, 달러를 환전하다

외국은행으로부터 빌린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원화로 바로 환전(₩1,440). 빌린 달러를 외환시장에 ‘현물환 매도’한다고 표현. 은행은 달러($100,000)를 원화(1.44억원)로 보유

 

4. 은행, 원화로 재투자하다

환전한 원화로 은행은 투자를 한다. 수출기업의 선물환 매도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은행은 기업 대출 등을 통해 이윤을 창출한다. 은행이 환전한 원화로 재투자하는 이유는 환율이 하락할 때를 대비해서다. 환율이 계약체결시점보다 하락할 시 은행은 손실을 입기 때문이다.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은행은 재투자를 통해 수익을 확보한다.

 

5. 은행, 대출한 돈을 회수한다

 

6. 수출회사, 달러를 받다

수출회사가 선물환 매도 계약을 맺은 은행에 달러를 지급하면 은행은 원화를 수출회사에 지급

 

7. 은행, 달러를 되갚다

 


 

은행이 외국은행으로부터 차입한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환전하면 시장에는 달러의 공급이 늘고 원화의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원화의 가치가 상승해 원달러 환율은 하락하는 것이죠. 

 

그런데 조선업체가 환율하락 위험을 헷지하기 위해 선물환을 매도하면, 선물환을 매수한 은행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때 손실을 입을 수 있어요. 그래서 은행은 환율하락에 따른 손실을 예방하기 위해 스퀘어 포지션을 유지합니다. 

 

예를 들어, 조선업체가 1년 후에 선박인도 대금으로 100만 달러를 받는 수주 계약을 체결했고 1년 후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고 판단한 조선사는 선물환을 시중은행에 매도합니다. 시중은행은 1 후에 100 달러를 받을 권리를 획득하죠. 다른 표현으로 1년 후 100만 달러를 수령할 수 있는 외환채권이 생긴 것이다. 환위험을 헷지하기 위해서 시중은행은 100만 달러의 외환채무를 가지고 있으면 됩니다. 이를 스퀘어포지션이라 하는데, 스퀘어포지션에서는 율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은행이 외국은행에서 100만 달러를 차입하고 즉시, 100만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원화로 환전한 뒤 선물환 만기일에 조선업체에게 받은 100만 달러를 외국은행으로 송금하면 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최근 조선사의 선물환 매도에 어려움이 발생했다고 해요. 다시 말해, 이는 조선사가 향후 외환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은행은 조선사의 선물환을 매입한다고 해서, 아무런 리스크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왜 선물환을 매도하기 어려워졌다는 걸까요? 

 

은행은 조선사마다 신용한도를 부여하고, 그 한도 안에서 선물환을 매도할 수 있도록 제한을 걸어두었어요. 

그런데 최근 조선사들의 잇따른 선박수주로 선물환 매도가 늘어난 가운데 환율이 상승해 조선사들의 신용한도가 차버리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죠. 

 


 

예를 들어 조선사가 원-달러 환율이 1,00원일 때 100만 달러의 한도를 받았다면 원화로 환산한 기업의 거래한도는 10억원이지만 환율이 2,000원으로 오르면 한도는 5억원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또, 외화유동성 악화와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 악화 우려 등의 이유로 은행이 선물환 매입을 꺼리는 상황입니다. 

 

선물환을 받아주기 위해 외화자산을 갖고 있으면 은행 전체 자산이 늘어나는 데다 우발채무가 늘어나 BIS 자기자본비율이 내려가기 때문입니다. 

 


 

이에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조선사의 선물환 매도를 돕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합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일반 시중은행과 국책은행에서 소화할 수 있도록 여러 장치를 마련하고, 외평기금을 활용해 조선사 선물환을 직접 매입해서 시중에 달러 공급을 확대하는 조치를 하려고 한다”고 해요.

 

아울러 기존 거래은행만으로 부족한 부분은 정책 금융기관인 수출입은행이 조선사에 대한 신용한도를 확대하고 시중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의 여력이 부족한 경우, 외환당국이 선물환을 직접 매입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최근 미국 주식을 팔면 세금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요.

 

해외 자산을 팔고 그 금액을 국내로 들여오면, 국내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원화로 환전을 해야 하니 원화 수요는 증가하고 외화 공급은 늘어 원화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계산 하에 한시적으로 양도세 인하 등의 세제 혜택을 추진하는 것이죠. 

 

그런데,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본원통화의 증가와 장기간 지속된 저유가 시대에서 급증한 대외금융자산과 관련있을 수 있습니다. 

 

 

위 도표를 보면,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순대외채권국이 되었습니다. 박근혜 정부시절부터는 대외 채권이 채무보다 많게 되면서 가만히 있어도 외화가 국내로 들어오는,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죠. 

 

그렇게 2014년부터 국내로 달러가 유입됩니다. 2010년대 이후 삼성과 현대가 외화를 벌어오면서 대한민국은 일본의 80년대와 비슷한 호황을 누립니다. 

 

시장에 풀린 유동성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때의 코스피와 코스닥은 지금보다 더욱 선진 자본시장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고 해요. 국내 증시에서 눈을 돌린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시장에 투자를 늘렸어요.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자산(금융자산, 부동산 등) 매입은 당시 대외금융자산을 늘려 원화 가치를 안정시키고자 하는 정부의 목표와 부합했기 때문에 정부는 당시 비과세 해외펀드 등 여러 수단을 활용해 민간의 해외자산 매입을 지원했습니다. 

대한민국 대외금융자산 추이

그렇게 대한민국의 해외자산 투자는 꾸준히 증가하였는데, 이것이 현재 원-달러 환율 상승의 주된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본원통화는 2014년 대외순채권국이 되며 본격적으로 급증하는데, 본원통화가 증가하면(원화가 시중에 많이 유통되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대한민국 본원통화 추이

그런데 원-달러 환율은 본원통화가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오르지 않았어요. 환율이 오르지 않은 이유는 당시가 저유가 시대였기 때문입니다. 

 

2014년부터 2021년은 저유가 시대로 외환보유액이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시기가 아니었던 것이죠. 

 

텍사스유 추이(2002-2022)

현재 달러환율 상승은 저유가 시대에서 원화를 달러로 너무 많이 교환했기 때문입니다. 원화를 달러로 교환하면 원-달러 환율은 상승해야 하지만, 경제 호황기에는 달러가 넘치기 때문에(미국 외의 국가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 달러환율이 상승하지 않았어요.

 

경기 불황기에 달러는 급격히 수요가 증가해 공급이 부족해진다(안전자산인 미 국채와 달러를 보유하려는 투자자들의 수요로 인해). 이런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은 계속 상승합니다. 

 

 

한편, 증시가 경기침체를 선반영하면서 이전 고점 대비 최소 10% 이상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외순금융자산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어요.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의 총 대외금융자산은 지난 2분기 기준 2조 1,235억 달러로 여기서 외환보유액을 제외하면 약 1조 7,000억 달러가 민간이 보유한 대외자산이라고 합니다. 

 

순대외금융자산(대외자산-대외부채)은 2012년 말 (977억 달러) -> 2022년 2분기 기준 7,411억 달러까지 빠르게 증가했어요. 8월말 기준 외환보유액(4,364억 달러)을 제외하면 3,000 달러 가량이 민간이 보유한 순금융자산입니다.

 

개인 투자자들도 지금같은 경기 침체시기에는 불안한 국내 증시보다 선진국인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의 자산을 선호하기 때문에 대외금융자산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에요. 하지만 해외 자산을 보유하기 위해 원화를 팔고 외화를 매입하다 보니 시장에 원화 공급은 계속 증가하고, 이것이 원화 가치에 하락 압력을 줘서 환율이 계속해서 상승하는 것이죠. 

 

 

정부의 바람대로 민간이 보유한 대외금융자산의 일부를 매각하고 그 자금을 국내로 들여온다면, 원달러 환율은 빠르게 진정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마음대로 민간이 해외자산을 매각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긴축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해외 주식과 채권 등 대외금융자산의 손실이 커진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손절매가 아니라면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대외금융자산을 매각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아요.

 

전문가들은 세제 혜택 등은 이왕 들여올 자산을 더 빨리 들어오게 한다는지 하는 미미한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이라는 흐름을 바꾸는 파격적인 조치가 되진 못할 것이라고 진단합니다. 

 


 

그렇다면 원달러 환율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요?

 

원화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선 중국 위안화에 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하는데요,  그 이유는 원화를 포함한 아시아 통화는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의 움직임에 크게 영향을 받고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에요. 

 

 

현재 원화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통화긴축 정책을 시행하는 미국과 여전히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시행 중인 일본과 중국 사이에 낀 채 갈피를 잡지 못한 채 강대국의 통화정책에 흔들리는 상황이에요.

 

만약 엔화와 위안화의 달러 대비 약세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원달러 환율이 더욱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해요.

 

중국이 제 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계속해서 강력한 도시봉쇄 정책을 이어가면서 현재 중국의 경제는 그야말로 폭탄을 맞은 상황입니다. 전국 대표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시진핑의 3연임이 확정된다면,  중국 정부는 큰 규모의 경기 부양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예상대로 중국 정부가 막대한 규모의 경기부양을 실시한다면, 그 재원을 조달할 방법은 국채와 지방채 발행입니다. 

 

그리고 이같은 채권 발행은 시중에 위안화 공급을 늘려 위안화의 가치를 떨어트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한다면, 위안화와 역사적으로 유사한 흐름을 보여온 원화의 가치도 급락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를 기록한 뒤 진정되고 있지만 연말까지 한 번쯤 원달러 환율이 발작에 가까운 반응을 일으키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을까,, 싶네요.

 


 

매크로 분석이 불가능하고 무의미하다고 느껴질 만큼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상 가능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충분히 대비하였다고 생각했는데 제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어려운 시장이네요. 

 

포트폴리오 수익률도 어느새 마이너스 13~15%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의 힘을 믿는 투자자라면 꾸준히 공부하고 이런 상황도 경험해야 훌륭한 투자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이렇게 포스팅을 남기는 이유는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돌아봤을 때, 제가 느리지만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기 때문입니다. 

 

벌써 작년에 작성한 포스팅을 보면 그때의 제 자신이 한참 귀엽게 느껴지거든요 ㅎㅎㅎ

 

아무쪼록 모두 건강 관리에 집중하시고 즐거운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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