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

[국내주식] 카카오페이, 슈퍼앱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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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노아의 부자 연구소입니다. 

오늘은 국내 최초로 디지털 손해보험사 본허가를 획득하였다는 소식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카카오페이의 기업분석을 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카카오페이가 영위하는 사업에 대해 간략히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모두 카카오의 금융 자회사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두 기업을 헷갈려 하는데요. 카카오는 'CONNECT EVERYTHING'이라는 슬로건을 기반으로 사업의 방향을 설계하는 IT기업입니다. 그리고 모바일 세상에서 연결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금융 서비스 입니다. 음악(ex: 멜론, 애플뮤직 등)을 듣기 위해서도 결제를 해야 하고, 선물(카카오 기프티콘)을 주고받기 위해서도 결제를 해야 하고, 영화를 예약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로 금융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결제과정을 거쳐야만 우리는 상품 및 서비스와 연결됩니다. 

 

이렇게 '연결'이라는 목표 하에서 출시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차이점은 바로 '은행인가 아닌가'입니다. 

 

카카오뱅크는 그 사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한민국의 2번째 인터넷 전문 은행입니다. 은행은 예금, 적금, 대출, 신용평가 등을 총괄하는 여수신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데요, 카카오뱅크는 은행이기 때문에 여수신 기능을 수행할 수 있지만 카카오페이는 해당 기능을 수행할 수 없습니다. 

 

'카카오페이도 돈을 넣어둘 수 있지 않아?'라는 의문을 가지실 수도 있는데, 이는 '충전금'의 시스템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예/적금 서비스와 달리 그저 돈을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 있는 매개체의 역할이기 때문에 은행의 여수신 기능과는 차이가 존재합니다. 

또, 은행업으로 국가에서 인증받았기에 예금자 보호법으로 5,000만원까지 보호가 가능한 카카오뱅크와 달리 카카오페이는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용한도의 경우 카카오뱅크는 타 은행과 같이 무제한적으로 돈을 넣을 수 있지만, 카카오페이는 충전금의 형태이기에 200만원으로 그 금액이 제한된다는 점 역시 카카오뱅크와 페이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차이점입니다. 

 

'은행업인지 아닌지'에 따라 생기는 중대한 차이는 또 하나가 있는데요. 바로 당국의 규제에 대한 부분입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인터넷 전문은행이라고 하지만 그 본질은 결국 은행이기 때문에 당국의 규제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업계 종사자에 따르면 "금융주의 PBR(주가/주당 순자산가치)이 낮은 이유는 은행 산업은 당국의 규제가 많아 성장성 및 확장성이 제한되기 때문"이라며 "아무리 카카오뱅크라 하더라도 규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이를 감안해야 한다"라고 합니다. 

 

종합해보면, 카카오뱅크는 전통 시중은행(우리은행, 신한은행 등)에 비해 소비자에게 더 쉽게 다다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 인터넷 은행(모바일 퍼스트)의 형태이며 카카오페이는 금융을 이어주는 '플랫폼'의 형태입니다. 

 

 

카카오페이는 '금융-은행=나머지 모든 업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송금, 결제부터 대출, 투자, 간편 보험, 자산관리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최종적인 목표는 소비자가 금융생활을 카카오페이 하나로 모두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즉, 흔히들 말하는 슈퍼앱이 되고자 합니다. 

 

[슈퍼앱: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하나의 애플리케이션만 있으면 별도로 다른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쇼핑, 송금, 투자 예매 등의 여러 가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출처: 네이버 시사상식사전]

 

 

 

 

다음으로, 카카오페이의 사업전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카카오페이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은 앞서 이야기하였듯이 금융 플랫폼 사업입니다. 

이러한 금융 플랫폼 산업의 위험 요인은 다음과 같은데요.

 

1. 신규 사업자의 진입장벽이 낮다.

P2P, 간편송금/지급결제, 블록체인, 보안인증, 소액 해외송금,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핀테크 기업은 금융 플랫폼 산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일례로, 카카오페이의 실질적/잠재적 경쟁자로 지목되는 기업만 해도 토스, 페이코, 네이버 페이, 뱅크 샐러드 등이 있습니다. 

 

2. 산업 내 경쟁자 위협이 높다.

산업 내 경쟁 기업의 위협이 매우 높은 편입니다. 발전하는 IT기술을 응용하여 꾸준히 생겨나는 새로운 서비스를 따라 전환비용 없이 쉽게 움직이는 구매자(소비자)를 고려하였을 때, 매우 경쟁이 치열한 분야라고 사료됩니다. 이에 더해 전통 금융기관들이 금융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시작하며 이미 수많은 고객을 확보한 기업들이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예컨데, 카카오페이의 기존 사업 아이템은 간편 결제였지만 간편 송금 시스템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시켰고 기존에 간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던 토스는 카카오페이와 정면충돌하며 서로의 대체재로 역할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각 기업간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금융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은 현재 '치킨게임'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동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 기업에 비해 더 낮은 수수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며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많이 끌어모아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출혈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3. 구매자의 교섭력.

구매자의 교섭력은 높은 편입니다.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 기업으로 옮겨가는 전환 비용이 적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인데요. 이용 중이던 기업에 비해 다른 기업의 간편 송금이 더 간략한 송금 절차를 제공하거나 주변 친구들이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는지 등에 따라 소비자들은 쉽게 한 기업에서 다른 기업의 고객으로 넘어갑니다. 

 

저 역시 2019년도에는 토스를 주력으로 이용하다가 21년도부터는 카카오페이를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언젠가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등장한다면 해당 기업으로 갈아탈 용의가 있습니다. 

 

종합해보면, 금융 플랫폼 산업이 탄생한지 그리 오랜 시간이 흐르지 않았고 기술의 발전과 그 적용이 너무나도 빨라 차별화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아직 없고, 타 플랫폼으로의 접근과 편리성이 높다는 이유로 소비자를 확실히 Lock-in하는데 성공한 기업 역시 아직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금융 플랫폼은 다른 산업에 비해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고 판단됩니다. 

 

 

실제로, 공식 사이트에 게시된 별도 재무제표상의 손익계산서와 현금흐름표를 보면, 당기순손실은 2018년 이후로 지속해서 그 규모가 감소하고 있고, 영업활동 현금흐름(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 역시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카카오페이는 적자 기업입니다. 

 

신세계, 네이버, 롯데 등의 다양한 경쟁기업과 리테일 시장을 두고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쿠팡처럼 카카오페이는 다른 금융 플랫폼 기업들과의 치열한 고객확보 싸움을 벌이고 있는 탓에 아직 높은 수익성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위 표의 투자활동 현금흐름을 보시면 2019년 이후로 매년 투자활동(연구개발, 기업인수합병 등)에 들어가는 돈이 천문학적으로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경쟁기업과 차별화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자금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투입한 투자금에 비례하여 MAU(월간 활성 이용자)와 거래액 등 다양한 지표가 개선되고 있습니다. 

 

 

 

2022년의 사업 방향은 'Back to Basic'이라는 구호 아래 사용자 경험을 향상하고, 사용자 경험의 일관성을 확보하여 이용자를 카카오페의 서비스만 이용하도록 Lock-in한 뒤에 핵심 서비스와 수익 사업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같은 사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카카오페이는 보험 '병원비 청구하기' 서비스와 카카오페이 증권 사업을 개시하였는데요.

21년 9월 말에 해당 병원비 청구하기 서비스를 오픈 후, 누적 순 방문자가 21년 12월 기준 95만명을 돌파하였다고 합니다. 

아마 게시물을 작성하고 있는 지금쯤이면 누적 순 방문자는 rough하게 계산해봤을 때 240만 명 가량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향후 카카오페이의 주가에는 장및빛 미래가 가득할까요?

 

 

전고점인 223,000원에 비해 40% 가까이 폭락한 현재 주가에도 불구하고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여전히 해당 기업의 주가는 고평가되어 있습니다. 

 

요즘처럼 고금리 시기에, 적자 기업인데다 언제 흑자 전환이 가능할지 예측할 수 없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이 기업이 주당 13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는 이유는 발행 주식 수에 비해 시중에 유통 중인 주식 수가 적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더해 투자자들의 "카카오 자회사니까 카카오페이는 잘 될 수밖에 없을거야" 라는 낙관이 더해진 결과라고요.

 

 

위 표를 보시면 발행 주식 수의 85%가 넘는 비중을 카카오와 알리페이(알리바바 계열사)가 들고 있습니다. 즉, 발행 주식 수가 100주라면 그 중에 유통되는 주식 수는 15주가 채 되지 않습니다. 이렇듯 유통 중인 주식 수가 적다면 희소성 논리에 의해 주가는 해당 주식의 내제가치에 비해 고평가될 확률이 높습니다. 

 

 

카카오페이와 같은 사업을 영위하는 미국의 금융 플랫폼 기업인 페이팔과 블록(전 스퀘어)의 주가 차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카카오페이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성장주 기피현상으로 주가가 전고점 대비 크게 하락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페이팔은 기존의 사업영역이던 전자상거래에서 벗어나 슈퍼앱이 될 것을 천명하며 BNPL(Buy Now Pay Later)와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의 추정 PER(주당순이익/주가)이 1,000을 넘어가는 것에 비해 페이팔의 PER은 30 내외입니다. 페이팔이 전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시장인 미국을 품에 안고 북미, 유럽으로 사업규모를 넓히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페이는 여전히 국내 기업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주주환원 역시 페이팔은 열심히 하고 있지만 카카오페이는 주주환원(자사주 매입, 주주배당 등)에 나설 여력이 없기 때문에 하고 있지 않습니다. 페이팔이나 블록은 기술력으로 전세계에서 수 위에 들어가는 핀테크 기업이지만 카카오페이는 토스나 다른 국내 핀테크 기업과 비교해보아도 차별화되는 기술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카카오페이의 여전히 고평가되었다고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인구가 3억명이 넘고, 동일 언어/문화권인 캐나다와 여러 국가에서 사업을 벌이는 미국의 금융 플랫폼 기업, 많은 인구와 개발도상국다운 경제 성장속도를 가진 동남아시아의 금융 플랫폼 기업에 비춰볼 때국내 시장은 많은 인구도, 젊은 인구도, 높은 경제성장률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글로벌 규모에서 볼 때 작디작은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금융 플랫폼 기업은 외수 시장으로의 진출도 쉽지 않습니다. 다른 국가의 금융 기업에 돈을 맡기는 일이 심리적으로 꺼려지기 때문입니다. 

전세계 1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페이팔을 예로 들 수 있는데요, 국내 온라인 마켓 중에 페이팔의 결제 서비스를 지원하는 곳은 없다시피 합니다. 애플의 애플페이나 중국의 알리페이 역시 국내 시장이 진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금융 서비스는 다른 국가로 진출하기가 몹시 어렵기 때문에 내수 시장을 독과점해야만 수익성을 높이고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국내 핀테크 시장은 독과점 기업이 없고 수많은 기업이 경쟁하고 있죠. 

 

전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시장인 미국의 1, 2위 금융 플랫폼 사업자인 페이팔과 블록의 주가도 성장성에 대한 우려 + 외부 변수로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정말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고평가되지 않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경쟁기업이 많고, 수익성은 다른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에 비해 더 없이 떨어지며, 매출액도 작은 이 기업의 시가총액은 어떻게 17조가 넘을까요?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카카오페이의 주식을 한 주도 보유하지 않고 있지만, 아마 앞으로도 보유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카카오페이의 주식을 살 바에는 차라리 페이팔이나 블록(전 스퀘어)의 주주가 될 것입니다. 그도 아니면 차라리 네이버의 주주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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