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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에 진입하는 AMD, 향후 주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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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4일 중국의 IT 플랫폼인 패스트 테크놀로지(Fast Technology)는 AMD가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데스크톱 프로세서 시장에서 인텔의 야성을 누르고 유의미한 점유율을 달성한 데 이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데스크톱용 프로세서를 제조하는 AMD 등의 기업이 모바일 시장까지 넘보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시스템의 구조와 설계인 '아키텍처'가 상이하기 때문입니다. 기본 골조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데스크톱 프로세서를 잘 만든다고 하여 모바일 프로세서까지 잘 만든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일례로 인텔도 스마트폰용 프로세서(AP) 시장에 도전한 전적이 있지만 100억 달러 가량의 손실을 본 뒤 철수하였습니다. 

 

AMD 역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프로세서를 직접 만들어본 경험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동사의 전략은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힘으로 AP를 제작하는 것이 아니고 이미 모바일 프로세서를 만들고 있는 제조사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패스트 테크놀로지에 따르면 AMD는 대만의 미디어텍(MediaTek)과 협력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미디어텍은 2020년 3분기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에서 퀄컴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달성한 팹리스 반도체 설계 회사입니다. 미디어텍의 AP는 고가형 제품이 아닌 중저가형 제품에 주로 탑재되는 만큼 국내에서의 위상은 낮지만 5G모뎀이 탑재된 차세대 AP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삼성전자의 엑시노스에 비해 수 배의 점유율을 자랑할만큼 전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습니다.

 

다만, 미디어텍도 보급형 프로세서만이 아닌,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들어갈 헬리오(Helio)라는 고급형 프로세서 라인업을 갖추고 있습니다. 해당 칩셋은 준수한 컴퓨팅 성능에 비해 그래픽 성능이 낮아 고사양 게임 플레이에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이 부분을 AMD가 보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CPU와 통신 모뎀은 미디어텍의 기술을 사용하되 그래픽 처리 장치는 AMD의 기술을 도입하는 것입니다. 이 둘의 협업으로 만들어낼 차세대 프로세서는 기존 미디어텍의 약점이던 그래픽 성능을 큰 폭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AMD는 올해 12월 공개 예정인 삼성 엑시노스 2200 프로세서의 그래픽 칩셋 개발에도 협력하였습니다. 해당 프로세서의 그래픽 성능은 스냅드래곤 888에 탑재된 아드레노 650을 큰 폭으로 상회하며 아이폰 12 시리즈에 탑재되었던 A14 바이오닉에 상응한다고 합니다.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프로세서는 경쟁사 대비 그래픽 칩셋의 성능 열위가 지속적으로 지적되었던 만큼 엑시노스 2200이 탑재될 차세대 갤럭시 S 또는 갤럭시 Z 제품군의 그래픽 성능은 얼마만큼의 성능 개선이 이루어질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AMD의 주가는?


AMD는 2020년 2분기부터 2021년 2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으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등이 증가하며 PC, 노트북, 게임기 등의 수요가 늘어난 영향입니다. 2021년에도 동사는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2021년 2분기 동사의 매출은 38억 5천만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99% 증가하였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80% 증가한 8억 3100만 달러를 기록하였습니다. 2021년 실적 예상치도 기존보다 높여 잡았는데요, AMD는 202년 매출이 2020년보다 60% 늘어난 156억 1천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였습니다.

 

이러한 높은 매출 성장률과 긍정적인 실적 가이던스를 바탕으로 팁랭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 15명 가운데 11명이 매수 의견을 제시했으며 이들 15명의 12개월 목표주가 평균은 116.2달러라고 합니다. 

 

AMD는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와도 협력관계에 있습니다. 테슬라 모델 S와 X 차량에서 고성능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시스템에 AMD의 GPU가 활용됩니다. 테슬라와 맺은 계약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테슬라가 6만대 가량의 S, X 차량을 생산한 점, 3분기 기준 테슬라의 차량 생산량이 전년도 대비 상당수준 증가한 점 등을 고려한다면 적지 않은 매출이 테슬라로부터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동사는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하며 급부상하고 있는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세계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1위 기업 자일링스(Xilinx)를 350억 달러에 인수할 계획을 지난해 10월 밝혔는데요, 해당 기업의 인수 절차는 2021년 말경 최종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FPGA는 회로 변경이 불가능한 일반 반도체와 달리 용도에 따라 재설계가 가능한 성질 때문에 군사용 장비, 통신장비,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곳에서 높은 쓰임새가 입증되고 있습니다. 

 

AMD가 자일링스를 품에 안으면 50년 넘게 이어진 인텔과의 경쟁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부문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인텔은 해당 시장에 2015년 FPGA 2위 업체인 알테라(Altera)를 인수하며 먼저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시장에서 인텔은 90%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고 잇지만, AMD의 시장 점유율이 2017년 1% 수준에서 2년 만에 8%로 확대되며 인텔을 빠르게 추적하고 있습니다. AMD의 수장인 리사 수 CEO는 "2021년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리사 수 CEO는 연초 이후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경계하고 있는 반도체 공급난에 대해서도 2021년 3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공급난은 AMD에 호재"라며 반도체 수급 불균형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진단하였습니다. 반도체 공급난은 재앙이 아니며 수요 불균형에 따른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리사 수 CEO의 의견에 저 역시 개인적으로 동의합니다. AMD와 같은 공급자에게 있어 강력한 수요가 뒷받침되는 수요-공급 불균형 현상은 가격 결정력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호재로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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