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서평] '변화하는 세계질서' 리뷰(3장. 통화, 신용, 부채, 경제의 빅 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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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통화, 신용, 부채, 경제 활동의 빅 사이클

 

이 세상에 존재하는 통화와 신용에는 정해진 양이 없다. 중앙은행이 쉽게 화폐를 찍어내 신용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이 화폐를 발행해서 신용을 창출하면 구매력이 증가하므로 개인, 기업, 정부 모두가 이 정책을 환영한다. 늘어난 통화와 신용 덕분에 상품과 서비스, 투자자산의 가격이 상승한다. 이는 동시에 갚아야 할 채무를 만들어 개인, 기업, 정부는 고통스러워도 지출을 줄여야만 한다. 하지만 부채를 갚지 않아도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정부에게는 돈을 만들고 빌릴 능력이 있으니 중앙은행이 0퍼센트대의 금리로 정부에게 대출을 해서 경제를 부양하도록 만들 수 있다. 중앙은행은 금리를 0퍼센트로 책정하고 만기 연장 조치로 채무자(, 정부)가 빚을 갚을 필요가 없도록 할 수도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발생한 경제위기의 여파로 앞서 기술한 것과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

 

자료 = 미국 국가채무비율 출처: 미국 연준

경제가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통화와 신용을 풀면 경기가 부양되지만, 다시 거두어들일 때는 경기가 침체된다는 점이다. 시장과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중앙은행은 통화와 신용을 풀어 경기를 살리고, 시장과 경기가 과열 양상을 보이면 통화와 신용을 회수한다. 이 같은 중앙은행의 조치는 통화와 신용의 가격과 양, 재화, 서비스, 그리고 금융자산의 가격과 양을 주기적으로 오르내리게 하는데, 이런 변화는 일반적으로 단기 부채 사이클과 장기 부채 사이클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리고 중앙은행은 통화와 신용 사이클의 주기를 늘려 사이클이 가능한 오래 지속되길 바란다.

 

따라서 경화지불요구 통화를 별도로 관리하는 것에 얽매여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정부는 법정통화 체제로 전환한다. 법정통화 체제하에서 중앙은행은 어떠한 제약 없이 화폐를 발행할 수 있다.

 

미국은 1944년 뉴햄프셔주 브레튼우즈에서 달러를 기축통화로 하면서 금 1온스를 미화 35달러로 교환하는 금본위제를 채택하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세계대전이 끝나고 세계가 자유 진영과 공산주의 진영으로 나뉘면서 미국은 소련과 군비 경쟁을 벌였고 1960년대에는 베트남 전쟁을 치른다. 천문학적인 전쟁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미국은 금 보유량보다 많은 화폐를 발행한다. 시장은 미국의 지불능력을 의심했고, 각국은 미국에게 보유 달러를 금으로 교환해달라고 요구하지만 1971년 닉슨 대통령은 금태환 중지를 선언하며 법정통화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당시 사람들의 시각에서 화폐는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이었다. 그런데 달러를 금으로 전환할 수 없게 되자 달러의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은 금융자산 등의 자산을 매입한다. 같은 이유에서 1970년대 후반에 금의 가격은 폭등한다.

 

자료 = 금 시세 추이 출처: investing.com

1970년대 말 Fed 의장인 폴 볼커가 기준금리를 크게 인상한 이유는 금의 가격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서 였다. 2008년에도 시장 참여자들은 리만 브라더스가 야기한 금융위기로 미국이 신용을 잃었고 양적완화로 막대한 달러를 풀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에 미국이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금본위제로 복귀할 것이라고 판단하여 금을 매수하자 금 가격이 폭등하였다.

 

 

정책입안자에게 놓여진 소득 대비 이자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네 가지 수단 가운데 정책입안자가 거의 언제나 사용하는 수단은 화폐 발행과 평가절하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정부는 나눠줄 돈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정부는 돈을 쌓아 둔 경제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언젠가 돈을 만들어 뿌린 대가를 치뤄야 한다. 정부가 지나치게 많은 불태환 화폐(신용화폐)를 찍어내면 돈과 신용의 가치는 하락하고, 시장참여자들은 해당 통화로 표시되는 채권과 통화를 버리고 다른 것으로 갈아탄다. 실제로 이런 일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주로 금, , 그 외에도 다양한 대체통화를 창조한다.

 

자료 = 베네수엘라 비트코인 거래량

 

많은 사람이 화폐는 영원하며 현금은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고 믿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모든 화폐는 가치가 하락하다 언젠가 소멸한다. 현금과 채권은 가치가 하락하고, 결국 시장에서 사라진다. 베네수엘라는 과도한 화폐 발행과 인플레이션, 정부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법정 화폐인 볼리비아가 아닌 미국 달러화 또는 암호화폐(비트코인)의 사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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