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공부하는 노아입니다.
장대비가 내리는 수요일 아침입니다. 사무실에 일찍 출근한 김에 업무 시작 전까지 포스팅을 1개 작성해보려 합니다.
오늘은 개별주 투자로 유틸리티 섹터를 보유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주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부진한 주가가 원인이라기 보다는 유틸리티 섹터는 수익 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워렌버핏은 성장을 위해 지속적인 CAPEX가 필요한 산업에 투자하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에 대한 투자 철회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반면, CAPEX(자본적 지출)이 거의 필요하지 않은 기업인 코카콜라, 애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의 기업은 특유의 브랜드 헤자로 인해 막대한 비용 없이도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합니다.
강력한 브랜드 헤자를 보유한 기업을 워렌 버핏은 선호합니다.
버핏의 관점에서 넥스트에라 에너지와 같은 유틸리티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유틸리티 회사가 생산하는 전력량과 전력 유통망을 구축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이 투자에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됩니다. 특히, 유틸리티 산업 특성상 인건비와 자재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죠.
NEE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AI 기반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모 증가세가 매우 크다는 것은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투자 비용 증가로 인해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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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조달의 필요성으로 인해 NEE의 총 부채는 매년 평균적으로 18%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 물가가 상승하면 전력 생산 비용도 증가하는데 1년 단위로 계약하는 유틸리티 산업의 특성상 물가 인상분을 전력 판매단가에 전가하기까지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일시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미국의 우량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으로 유통 주식 수를 줄이는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는 것과 반대로 유틸리티는 유상 증자를 통해 유통 주식 수를 지속적으로 늘려 나갑니다. 정리하면, 돈을 더 벌기 위해서 계속해서 타인자본(빚)과 자기자본(주주 돈)을 필요로 하는 산업입니다.
이같은 업종의 한계를 숨기는 방법으로 넥스트에라 에너지는 자회사를 쥐어 짜 수익성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 연평균 10% 수준의 배당금 인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어쨋거나 배당금을 올려주면 주주에게 좋은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계속되는 자본 조달 환경 하에서 배당금을 매년 두 자릿수 인상한다는 것은 회사의 유보 현금을 줄여 결국 언젠가 또 타인자본이나 자기자본을 조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심지어 유틸리티 회사는 자연재해에도 매우 취약합니다.
작년 여름경 하와이에서 발생한 산불로 하와이에 95%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유틸리티 기업인 Hawaiian Electric Industries(HE)에게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의 피해를 입혔습니다.
23년 8월 이후 HE는 주가 회복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으며 배당금 지급도 중단했습니다.
지구온난화 심화에 따라 빈번해질 자연재해는 다른 산업에도 타격을 줄 수 있지만 유틸리티 회사에게 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발전소, 발전망 등의 고정자산은 태풍이나 산불이 났다고 해서 어딘가로 옮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인적 자본이 거의 전부인 게임, 엔터테인먼트, 금융 회사는 자연재해에 있어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합니다.
얼마 전까지 넥스트에라 에너지에 투자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었는데 유틸리티 업종의 성격상 지속가능성이 떨어지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려할 때 큰 투자 매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포트폴리오에서 각각 5%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대형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VZ)과 리츠 기업인 WP케어리도 유틸리티 섹터와 거의 동일한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리츠의 연간 1~3%라는 일정한 임대료 인상률은 인플레이션 환경 하에서 물가 상승분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주주들에게 매년 물가상승분 이상의 배당금 증액을 해주기 위해서는 리츠도 유틸리티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부동산 자산 매입을 통해 매출을 증가시켜야 하고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 부채의 증가는 필연적입니다.
특히, 리츠는 세금 혜택을 받기 위해 총 수익의 90% 이상을 배당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만큼 유틸리티 기업에 비해 더욱 취약한 자금 구조를 갖게 됩니다. 그리고, 취약한 자금 구조는 더 많은 유상증자로 연결됩니다.
주주에게 통상적으로 불리한 유상증자를 시행하는 것에 보상하기 위해 배당금을 매년 일정하게 인상하며 리츠는 수익과 지출 간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기 때문에 금리가 인상되면 주가가 크게 휘청이는 것입니다.
저 역시 버라이즌과 WP케어리의 비중을 장기적으로는 줄여나갈 생각입니다. 달러 기준 마이너스 10% 수준의 평가손실 상태인 두 종목이 플러스 수익률로 전환된다면 점진적으로 매도할 계획입니다. 확보한 자금으로는 배당성장 ETF인 SCHD와 경제적 해자를 보유한 기업에 투자하는 MOAT ETF를 추가 매수할 생각입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고려신용정보와 아프리카TV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ISA 계좌의 투자원금 60% 가까이가 TIGER리츠부동산인프라에 몰려 있는데요, 취직을 해서 매월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확보되는 대로 리츠의 비중은 줄이고 KODEX MSCI선진국 ETF와 고려신용정보를 추가매수할 생각입니다.
장기 투자를 통해 기업 성장의 과실을 누리려는 가치 투자자라면 막대한 투자금 대비 취약한 수익구조를 지닌 산업에 투자하는 것을 최대한 기피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투자 경험이 길어질수록, 투자한 기업에 대해 아는 게 많아질수록 오히려 고민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서울도 비가 점점 더 많이 내리네요. 아무쪼록 장마 기간 건강 관리에 유념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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