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남깁니다. 마지막 글을 작성한지도 벌써 2달이 넘었네요
그동안 저는 계속해서 AICPA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첫 시험까지 이제 1달 하고 2주 정도의 시간이 남았네요.
올해 안에 AICPA 시험에 합격하고, 내년에 복학하게 된다면 저는 아마도 1학기에는 금융투자학회 활동과 자잘한 자격증 공부를 병행할 것 같습니다.
CFA Level 1 자격증을 4~6개월 정도 준비하거나 투자자산운용사를 취득할 수도 있겠네요. 8월부터는 CFA 리서치 챌린지에 참여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학생 신분이 아니라면 참가할 수 없는 시험이니, 학생 신분으로 도전하는 마지막 공모전이 될 것입니다. 아무쪼록 후회없는 2024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얼마 전, 여의도 증권가에서 근무하고 계신 학회 선배님과 식사를 하며, 처음으로 IFC몰에 방문했습니다. 더현대서울은 두어 번 가본 경험이 있지만 IFC몰은 처음이었습니다. 왜인지 모르게 저에게 여의도는 그리 달가운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높이 솟아오른 금융사의 빌딩과 여의도에서 근무하고 계신 수많은 금융업 종사자들의 노력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만, 잊을만 하면 벌어지는 조직적인 금융범죄로 인해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불신이 큰 것이 여의도라는 지역에 대한 개인적인 불쾌감의 원인이라고 사료됩니다.
그런데, 선배님께서 추천해주신 여의도 증권가에서 근무하는, '은빛공원'이라는 필명을 쓰시는 블로거 님의 글을 읽으면서,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에 대한 제 시선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에 기존에는 내부통제 컨설팅 관련 커리어를 쌓거나 금융 관련 자격증을 추가 취득하여 로컬 회계법인 -> 4대 회계법인 가운데 한 곳으로 이직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이제는 금융업에 종사하는 것도 좋겠다 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선배님께서 제안해주신 학회 회장의 자리와 CFA 리서치 대회 모두 참여하는 것으로 마음을 굳히고 있습니다. 3학년 2학기를 마치고, 곧 취업 준비를 하시게 될 대학생 분들에게 향후 진로를 결정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포스팅 원문 첨부합니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매도 의견은 1%도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증권사에는 리서치센터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증권사의 고객은 두 종류이다. 기업고객(법인) 또는 개인고객. 알고보면 증권사의 수많은 부서가 기업고객을 상대로 수익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가 중립의견이나 매도의견을 내면 업계에서 크게 화제가 된다. 외국계 증권사 서울 지점 또는 아시아 지점은 이 점에서 다소 자유롭다. 이들의 IB부서는 한국의 대형 딜에만 참여하여 이해관계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자면, 외사 리서치가 한국 주식에 매도 의견을 때려도 기업으로부터 협박당할 게 없다는 말이다. 요즘도 외국계 증권사 서울/ 아시아 지점은 활발하게 매도 의견을 마음대로 때리고 있다.
나도 리서치센터에 몇년간 있으면서 애널리스트 선배들 중 과감하게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 선배들을 여럿 듣고 보았다. 그 과정에서 회사를 상대로 외로운 싸움을 하는 그 선배를 응원하는 후배들도 있었다. 그 애널리스트가 틀릴 수도 맞을 수도 있겠지만, Neutral이나 Sell 의견은 보통 용기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직장에서는 잘못된 일이라도 모두가 예 라고 할 때 아니오 라고 하는일이 가장 어렵다.
이러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리서치센터는 물론 IB부서도 모두 출입금지를 당하고, B 그룹은 증권사 임원에게 앞으로는 그 증권사와 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한다. 회사는 발칵 뒤집힌다. 이를 사고라고 표현하는 것은 내부 컴플라이언스 승인상 당연히 막아져야 하는 보고서이기 때문이다. 이 리포트가 나가면 그 그룹과의 거래는 끊긴다는 것은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엄청난 손실이 발생한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는 주말이나 새벽에도 리포트 발간이 잦다. 리서치센터장이 수십명의 보고서를 일일이 다 확인하고 내보낼 수는 없다. 그래서 이러한 사고는 종종 일어나곤 했다. 심지어는 몇년전부터 증권사들이 우후죽순 운영하고 있는 리서치 센터 모닝미팅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런 사고가 라이브로 나간 적도 있다.
애널리스트의 의견이 사실이든 아니든 업계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진실을 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소수 의견에는 지금 투자의견을 바꾸지 않으면 향후 발생할 더 큰 주가하락에 따른 투자자들의 손실을 막기 위한 대의와 명분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증권사는 결국 영업을 하여 무형의 자산을 팔아 수익을 창출 하는 곳이다. 증권사의 가장 큰 고객은 기업고객과 개인고객 중 오너 고객이다.
기업 시가총액에 최대주주 지분율을 곱하면 그것이 바로 오너의 자산이다. 부정적인 리포트가 발간되면 주가는 폭락한다.
증권사의 다양한 부서의 수많은 이해관계가 달린 임직원이 그 회사를 상대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영업을 하고 있는데, 애널리스트 한명이 Neutral이나 Sell의견을 내어 대주주의 자산가치 하락을 야기한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고객의 자산 증식을 최우선으로 해야할 증권사가 고객의 자산을 오히려 깎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대주주 뿐만이 아니고 기관투자자들한테도 항의가 많이 들어 온다. 거래를 끊겠다고 하는 것은 기관들도 마찬가지이다. 증권사 리서치센터 및 법인영업 부서와 거래하는 기관투자자들의 주식 가치가 하락하였기 때문이다. 더 큰 틀에서는 그 증권사와 거래하는 수많은 그 회사 개인 주주들의 자산가치를 깎는 일이기도 하다. 물론 정말 실제로 업황이 악화되어 실적이 안좋고 그 회사의 주가 전망이 좋지 않을 수 있다. 이를 성실한 애널리스트가 먼저 발견한 것이다.
그런일이 갑작스럽게 생겼을 경우 업계에서 통용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침묵이다. 해당 종목에 대한 리포트 발간을 일정 기간 쉬는 것이다. 그것이 증권사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의 Neutral 도는 Sell 의견의 우회적인 가장 좋은 표현 방법이다. 이 치밀한 애널리스트의 생각이 맞았다면, 그 사이 경쟁 애널리스트들은 쎄게 BUY의견을 내며 보기 좋게 헛물을 켠다. michelle obama의 명언이 있다. when they go low, we go high
시가총액이 큰 기업일 경우 리포트 발간을 아예 안할 수는 없다. 시장의 관심은 시가총액과 비례한다. 울며겨자먹기로 리포트는 지속적으로 발간하면서 행간에 톤 다운을 숨겨둔다. 다만, 여전히 투자 의견은 BUY이다.
마지막으로 애널리스트는 ‘콜’과 ‘텔레그램’ 이라는 수단이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개인적으로 친한 기관 투자자들(fan)이 있다. 이들과는 늘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좀더 빠른 이해를 위해 이해관계가 많은 대형증권사를 예로 들겠다. 증권사에는 기업과 관련하여 영업을 하는 다양한 부서가 있다. 증권사는 사실 회사가 작은 비상장사 일때부터 접촉을 시작한다. 회사가 작은 사이즈 일때는 지점의 PB가 IPO 연계 영업과 자산 유치를 위해 접촉을 시작한다.
어느정도 사이즈가 올라오면 IB의 IPO부서도 접촉을 시작 한다.
그 사이 퇴직연금사업부도 자산 유치를 위해 인사를 한다.
사이즈가 좀 큰 기업이면 증권사 C레벨 이상이 출동하여 오너와 골프도 치고 술도 마시며 공을 많이 들인다. 이 과정에서 상장 후 오너 지분과 개인 자산 유치가 이루어 진다. IB 사업부 관점에서는 기업이 IPO를 하고 난 이후에는 대기업은 Coverage 부서, 중소기업일 경우 SME 부서가 관리를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주로 DCM 수요가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대규모 또는 급한 자금조달 니즈가 있거나 위기에 처한 기업은 ECM 수요가 발생한다. 기업이 M&A 니즈가 있을 때는 M&A 부서가 동원되어 매도/ 매수 자문을 통해 수수료를 창출한다.
한편, IPO주관사의 리서치센터는 상장 후 보고서 발간의무를 가진다. (코스피 연 2회, 코스닥 연 6회) 이에따라 리서치센터도 좋던 싫던 자연스레 기업과 접촉점을 가진다. 증권사는 위의 모든 부서가 영업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며 위의 딜들을 뺏고 빼앗긴다.
이러한 큰 틀에서 결국 리서치센터는 유통시장의 주가 방어 부서이다. 기관투자자와 대주주 더 나아가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산 방어 부서이다. 이러한 큰 흐름에서 고객을 상대로 유통시장의 주가 방어 부서가 Sell 의견을 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점에서 굉장히 어려움이 많은 직업이다. 산업 뷰나 실적을 맞추는 것도 어려운데, 사실상의 제1고객인 기관투자자는 주가를 맞출 것을 요구한다. 세미나를 들어가면 결국 위원님의 top pick은 뭐냐는 질문으로 끝난다. 애널리스트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직업이다. 그들의 노력과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
애널리스트는 고달프다. 개인고객의 협박 전화는 물론, 기관투자자의 원망, 청탁, 비난, 견제 등 엄청난 스트레스를 매일매일 몸으로 견디며 유통시장의 최전방에서 계속 고민한다. 어떤 주식의 주가가 좋을지, 어떤 스토리로 주가를 방어할지 번뇌한다. 글을 쓰는 직업은 창작이다. 창작은 숙련공도 여전히 어렵다. 10년이상 일한 시니어 애널리스트 들도 매주 주말마다 사색이 되어 밤 늦게까지 머리를 쥐어짜며 아이디어를 고민한다.
애널리스트는 추정과 추천을 하는 직업이다. 추정은 산업 업황 추정으로 부터 시작해 기업 실적 추정으로 끝난다. 결국은 산업과 기업에 대한 시장의 정보를 모으고 모아 이러이러한 아이디어와 논리로 이 기업이 좋을 것이다라는 창작과 추정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된다. 밸류에이션은 추정이다. 추정은 언제나 틀리기에 어렵다.
애널리스트의 표정과 행간, 침묵을 잘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미래를 준비하고 계신 모든 대학생 분들에게 행운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
<원문링크>
https://silverpark.kr/m/entry/증권사-애널리스트-리포트-올바르기-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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