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기업분석 보고서 작성법
안녕하세요, 노아입니다.
리서치 대회에 출품할 보고서를 작성하는 학회원들을 피드백 해주는 과정에서 처음 보고서를 작성하는 분들이 어떤 부분을 어려워 하는지 알게 됐습니다. 2-3년 전에 제가 기업분석 보고서를 처음 작성해볼 때도 참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게 기억이 납니다.
처음 보고서를 작성하는 분들이 가장 어려워 하는 부분이 리서치한 자료를 기반으로 '산업분석 -> 기업분석 -> 투자포인트'를 작성한 뒤 이 내용을 재무 모델링에 어떻게 녹여낼 것인지 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산업분석/기업분석/투자포인트에서 설정한 분석가의 논리를 어떻게 숫자에 녹여낼 수 있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1. 산업분석/기업분석 :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점유율 상승 기대됨"
이라고 주장한다면, 분석가는 향후 현대차의 인도 시장 점유율 확대가 회사의 유의미한 매출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가정 하에 회사의 매출 성장률에 이를 반영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딥하게 들어간다면, 어떤 시점부터 현대차의 인도 매출이 유의미하게 증가할 것인지, 인도 시장이 회사의 전체 매출에서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며, 향후 회사의 총 매출액 성장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지 등의 가정을 세워볼 수 있습니다.
원텍 이라는 피부 미용기기 회사의 매출 추정을 할 때에는 지역별(한국, 브라질, 동남아시아 n개국)로 기존의 판매대수 증가율, 소모품 판매량 증가율 등의 Historical Data에 더해 각 국가에서 출시 예정인 회사의 신제품이 향후 5년 동안 얼마나 팔릴 것인지에 대한 전망을 매출 추정에 추가했습니다.
신제품의 지역별 판매량을 추정할 때는 비슷한 기능을 갖춘 경쟁기업의 제품이 과거 해당 지역에 제품을 출시한 뒤 5년간 몇 대나 판매되었는지, 분석대상 기업인 원텍의 제품은 경쟁사 제품 대비 어떤 장점/약점이 있는지 등을 분석한 뒤 판매량(Q) 추정에 반영했습니다.
2. 재무 모델링(수익/비용 추정) 하는 법
분석 대상 기업의 수익과 비용을 추정하기 전에 산업분석/기업분석 및 투자포인트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이 회사의 손익(더 나아가서는 재무상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요 계정과목 별로 분석해둬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선박엔진 제조업체를 분석하려 하고, 회사의 현재 공장 가동률이 90%인데 수주잔고가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면 회사가 공장 증설 계획이나 보다 효율적인 기계장치를 도입할 계획은 없는지, 계획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얼마 만큼의 비용이 발생할 것인지, 회사는 이를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또, 회사가 3-4년 전보다 상승한 금액에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면, 향후 몇 년의 기간 동안 매출액(Price)가 상승할 것이라고 가정해야 합니다. 동시에, 회사의 주요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지 않는다면 회사의 마진이 개선될 것이라는 가정을 세워볼 수 있습니다.
매출액, 매출원가, 유형자산, 무형자산, 금융부채 등의 주요 계정과목을 추정할 때에는 '어떤 가정을 했고 어떤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추정했다'고 추정 근거를 디테일하게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향후 기업의 분기/연간 실적이 나오면 실제 실적을 분석가의 추정 손익과 비교하고 어디서 미스가 났는지를 분석하기 위한 용도입니다.
재무 모델링은 답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수학처럼 접근하기 보다는 최대한 사용할 수 있는 정보를 활용해 논리적으로 펼쳐 나가는 것이 더 도움이 됩니다. 분석가가 구축한 재무 모델의 정확성에 대한 검증은 기업의 매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실제 재무 성과와 그 같은 재무 성과가 나온 배경을 매 분기마다 확인할 수 있으므로 실적 추정과 기업의 실제 재무성과를 계속해서 비교하며 모델링 실력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요성을 알지만 귀찮고 다른 할 일이 많다는 핑계로 사실 저도 재무 모델링을 끝까지 제대로 완수한 경험은 몇 번 없습니다 ㅎㅎ..)
3. 투자 포인트는 재무 모델링에 모두 반영되어야 하는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투자 포인트는 재무제표에 반영이 될 수도, 반영이 힘들 수도 있습니다.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은 단기적으로 회사의 실적에 반영될 만한 투자 포인트를 추정 재무제표에 적용하는 것이 더 수월합니다.
4. 피어 그룹(Peer Group)은 왜 설정하는가
피어그룹의 데이터(재무제표, PER, PBR, ROE 등의 재무비율 등)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활용됩니다.
분석 대상 기업이 예를 들어, 방산 기업인 경우, 과거에 비슷한 모멘텀(수출 증가, 국방비 증가추세 등)이 있었을 때 다른 기업들의 매출 성장률이나 이익률은 어느 정도였는지를 참고하여 분석 대상 기업의 매출 추정에 반영하기도 합니다.
혹은 피어그룹과 분석 대상 기업의 마진률 차이는 어디서 오는지, 피어그룹과 분석 대상 기업의 경쟁 강도는 어느 정도인지, 분석 대상 기업의 경쟁 우위는 무엇이 있는지 등 여러 측면에서 회사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피어그룹의 데이터를 사용합니다.
또한, 상대가치 평가법(PER or PBR Valuation 등)으로 분석 대상 회사의 시가총액(자본가치)을 추정할 때 피어그룹 멀티플의 평균값 또는 중위값 등을 빈번히 사용합니다.
저는 얼마 전 더본코리아가 상장할 때 더본코리아의 자본가치를 (제가 생각하기에) 피어그룹인 명륜진사갈비와 요아정의 멀티플을 사용해서 구한 적이 있습니다.
https://woosreview.tistory.com/273
피어그룹을 설정할 때는 '한국표준산업분류'를 이용해 Raw Data에서 피어그룹을 재무적 유사성, 사업의 유사성 등의 기준을 세워 일일히 뽑아내거나 DART에 공시된 '투자설명서'에서 IPO 주간사가 분석한 유사 기업을 그대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