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기록] AICPA 합격수기 (준비과정, 수험기간, 응시주, 비용)
Summary
2023.12.27 미국회계사 (USCPA or AICPA) 응시주 버몬트 (VT) 최종합격
국숭세단 라인 회계학과 재학 중 (회계 베이스 O) & 금융투자 학회 활동으로 금융 지식 O
토플 100점, 토익 920
실제 수험기간: 12개월 (학점 취득 위한 학원 현강 포함 시 수험기간은 13개월)
총 비용: 대략 9~1,100만원 (b/c 마지막 과목인 REG은 괌에서 응시)
[USCPA] 최종 합격
한국 시험장에 자리가 없어서 괌까지 날아가서 응시한 REG 과목의 점수가 12/27에 발표되면서 12월 27일자로 미국 회계사 시험에 최종 합격했다. FAR: 94점, AUD: 92점. BEC: 83점, REG: 94점으로 기대했던 것보다 4과목 모두 점수가 높게 나왔다. 다행히 네 과목 모두 한 번에 합격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여운이 많이 남았던 시험인지라 최종 합격 후기를 작성하고 싶기도 하고, 앞으로 이 시험을 준비할 수험생들에게 마음가짐, 추천 영상, 강사님 등 몇 가지 Tip을 남기고 싶어 본 포스팅을 작성하게 되었다.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아는 내용은 최대한 답변 드리겠습니다.)
USCPA 취득을 목표로 삼은 이유:
아래 커리어 로드맵은 22년 2학기 취창업 관련 교양 과목의 기말 과제로 작성했던 자료이다. 아마 이때가 처음으로 "앞으로 어떤 진로로 나아가야지" 라며 구체적인 인생 계획을 세웠던 시기인 것 같다. 전공이 회계이고 금융투자 학회에서 활동 중이었으며, 주식투자를 하는 행위 자체가 즐거웠기 때문에 막연히 금융권 or 회계법인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에는 KiCPA를 바로 준비하기에는 떨어졌을 때 Risk가 너무 크니까 미국 회계사와 CFA level 1을 먼저 준비한 뒤 합격하면 KiCPA를 준비해야지 하는 마음이었다.
(당시에는 부동산 등의 대체투자자산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부동산 관련 경험을 쌓고 싶었던 열망이 컸다)
커리어로드맵을 작성하기 전 학교 선배님 가운데 증권사 애널리스트, 프로젝트 파이넌싱 부서에서 근무하시는 선배님들을 만나뵙고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저때 간과한 부분은 USCPA 시험에 관해 조언을 해주신 선배님께서 합격하신 시점으로부터 벌써 수 년이 지났다는 것이다. 선배님이 합격하신 즈음에는 미국 회계사 시험이 아직 쉬울 때였기 때문에 선배님은 최대 8개월 안에 합격하라고 하셨지만, 지나고 보니 그건 불가능한 Task였다. 전업 수험생 (주 6일, 하루 10시간 이상)이었음에도 합격에 걸린 기간은 12개월이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미국 회계사 시험을 선배님 덕분에 만만하게 봤기 때문에 큰 고민없이 수험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합격까지 계획 세우기:
MBTI가 ISTJ라 평소에는 계획을 꼼꼼히 세우지만 시험에 관해서는 유독 J의 성향이 발휘되지 않는다. 시험 생각만 해도 온 몸이 굳는 간이 콩알만한 남자이기 때문에 큰 틀에서 "1년 안에만 합격하자"는 목표 아래 6~7개월 동안 FAR, AUD 합격 / 5~6개월 동안 BEC, REG 합격이라는 계획을 세웠다. 처음엔 학업과 병행 해야겠다는 생각이었지만, 공부해야 하는 책의 양과 인강의 개수를 본 뒤 곧바로 휴학을 하고 전념자가 되었다.
공부량은 하루에 최소 10시간 공부 시간을 채우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오전 9시부터 14시까지, 점심 1시간 먹고 오후 7시까지, 저녁을 먹고 저녁 23시까지. 물론 이 스케줄을 완벽히 지키진 못했다. 한 주에 3~4회, 회당 1시간 이상 헬스장에서 근력 운동을 했기 때문에 운동을 하는 날은 공부시간이 10시간에 못 미친 날도 있고, 운동을 안 하는 날에는 11시간 이상 공부를 하기도 했다.
FAR, AUD은 인강을 모두 2번씩 들었다.
강의를 한 번만 들으면 인터넷 강의의 특성상 집중력이 금방 사라지기 때문에 놓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회독은 인강을 들으며 강사님이 말씀하시는 내용을 농담까지도 전부 교재에 받아 적었다.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아도 일단 교재에 필기를 꼼꼼히 해두었다.
2회독 때는 교재를 펴두긴 했지만 강사님의 음성과 화면을 보며 내용을 100%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강의 2회독을 마친 뒤에는 강의 없이 혼자 교재를 1회독 했다. 교재의 모든 문제를 풀어보면서 아직 이해가 부족한 부분을 찾기 위한 과정이었다. 4회독 때는 베커 문제를 전수로 풀었고, 교재에 있는 문제 중 어려웠던 문제들을 다시 풀었다. (틀린 문제는 무조건 그에 관련된 교재 내용을 찾아보면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완벽하게 이해하려 했다.)
AUD은 4과목 중 유일하게 Becker 교과서도 참고했다. Becker 교과서는 Becker Passmaster의 Becker Lecture를 클릭하면 볼 수 있다. 수험생 분들도 회계감사와 관련해서 개념이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Becker 교과서를 참고하는 걸 추천한다. 시험장에서 아리까리한 말 문제를 골라내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FAR은 Intermediate Accounting-Final Review, 김용석 선생님의 Advanced Accounting 교재 상의 Simulation 문제들을 꼭 한 번씩 풀어봤으면 좋겠다. 2024년에 시험이 개정되며 Simulation 문제의 난이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예상하던데, 교재의 어려운 시뮬 문제들을 문제 없이 풀 수 있다면 충분히 합격을 담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BEC와 REG도 나는 베커 문제풀이보다 교재의 개념 이해와 교재 상의 문제 풀이에 집중했다. 한국 회계사 시험과 달리 미국 회계사 시험의 문제는 합리적으로 출제된다는 믿음 하에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전략이 나에겐 다행히 유효했다.
특히 BEC는 시험일까지 6주를 채 안 남긴 상태에서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에 교재 내용을 4주 동안 몽땅 암기한 뒤에 곧바로 Becker Practice Test 문제를 10일간 매일 50~100개씩 풀었다.
BEC가 ISC (IT) / TCP / BAR의 세 가지 세부 과목으로 나뉜 만큼 수험생 분들에게 쓸모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ISC 과목에 응시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임의로 정리해둔 IT 강의 플레이리스트를 첨부한다.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ZlJJq5k8Njnhlv046-wSIYj0YMEiXrqQ&si=wJO8r_zIaUFBV5bJ
강사님 추천:
먼저, 나는 AIFA 학원에서만 강의를 수강했기 때문에 다른 학원의 강사님들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는 점을 밝힌다.
FAR - 중급재무 (권오상) 고급재무 & 정부회계 (김용석)
AUD - 회계감사1 (김연재), 회계감사2&3 (권오상)
[회계감사는 권오상 강사님이 부동의 원탑이라고 생각한다. 외쳐 갓오상!!! 강사님 덕분에 감사 팀에서 한 번은 꼭 일하고 싶어졌다.]
BEC - 없어진 과목이지만 재무관리 & 원가회계 (김용석), Corporate Governance (공영찬)
REG - Business Law (공영찬)
[김영수 선생님의 세법 강의는 개인적으로 잘 맞지 않았다. 사족을 붙이지 않으시기 때문에 컴팩트한 강의를 좋아하는 분들에겐 추천]
시험 스케줄링:
코로나 이후 한국 용산 한남동에도 Prometric center가 생기면서 다행히 괌이나 하와이 등의 미국령으로 갈 필요가 없어졌다. 코로나가 나에게 제공한 유일한 베네핏이었다. 대부분의 미국 자격증처럼 주말을 제외한 평일에는 모두 시험을 치룰 수 있다. 다행히 REG 한 과목을 제외한 나머지 3과목은 큰 문제없이 시험장 예약을 할 수 있었다.
따라서 과거 "2과목 + 2과목"씩 준비해서 최소 2회 이상 괌이나 하와이에서 시험을 봐야했던 선배 수험생들과 다르게, 난 한 과목씩 합격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시험에 응시한 순서는 공부를 한 순서대로 FAR>AUD>BEC>REG 이었다. BEC는 9월에 시험에 응시했는데, 당장 2024년 첫 시험부터 과목이 크게 개편되기 때문에 무조건 한 번에 합격해야 해서 가장 떨렸던 과목이다. 또, 많은 한국의 수험생들이 개정 전에 BEC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시험장을 예약하는 바람에 REG 과목에 대해 한국 시험장을 예약하지 못한 나는 괌까지 가서 시험을 봐야 했다.
오픈채팅방의 수험생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국 시험장은 아직도 1, 2월 자리 대란이라고 한다. 그런데, 하루에 몇 번씩 사이트에 들어가서 새로고침을 하다보면 분명히 자리가 한 두개씩 생긴다. 그러니 섣불리 괌이나 일본행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지 말고 1월 중하순 까지는 기다려 보는 것을 추천한다.
(괌은 물가도 비싸고 출입국 심사 받느라 기운도 빠질 뿐더러 남들 다 여행 왔는데 나만 시험치러 와서 되게 우울했다..)
여하튼 언제 어느 날짜에 자리고 있는지는 아래의 Prometric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참고 바란다.
https://proscheduler.prometric.com/scheduling/searchAvailability
힘들고 지칠 때 추천하는 영상 및 글:
1년 이상의 긴 수험 기간 동안 공부를 하다 보면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고 울적해질 때가 정말 많다. 특히 난 4학년으로 진급하는 시기에 1년 휴학계를 내고 공부를 했다 보니 주변 친구들의 취업 성공기나 유럽 여행 사진, 연애 소식 등을 들을 때면 "나는 왜 독서실에서 혼자 공부하고 있지.." 또는 "이 시험에 과연 끝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그럴 때 나는 AIFA 학원의 합격 수기와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의 강연 영상을 보면서 힘을 정말 많이 얻었다.
https://youtu.be/g1xsW0SvHlU?si=PxFtZKkTWhFsFhGo
USCPA 공부를 아직 시작하지 않은 많은 수험생들과 해당 자격증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미국 회계사 시험을 얕보고 있다. 그 이유는 아마도 1. 지금 시점의 미국 회계사 시험의 난이도를 모르기 때문이고 2. 괴랄한 공부량을 자랑하는 KiCPA와 비교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회계사 시험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공부량을 채운다면 합격할 수 있는 시험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 시험은 남들이 쉽다고 했으니까 나도 분명 한 방에 붙을거야" 라는 자만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만심에 빠지게 되면 결국 부족한 지식을 가지고 시험장에 들어가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 일 밖에는 없다.
존경하는 권오상 강사님이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 수험기간 내내 가슴에 품었던 문장이다. 수험생 분들도 모두 열심히 공부해서 빠른 시일 내에 합격하기를 바란다!!
향후 계획:
영어 점수를 갱신해야 해서 오늘 오픽 시험을 보고 왔고, 3월에 투자자산운용사 시험에 응시할 계획이다.
그 뒤 5월에는 CFA Level.1 시험에 합격한 뒤 여름 방학에 회계법인 인턴을 지원하려고 한다. 언젠가 회계법인의 딜 본부나 증권사의 기업금융 파트에서 근무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패스트 캠퍼스에서 '재무 모델링' 강의도 수강하여 조금씩 듣고 있다. 회계사에게도 데이터 분석 능력이 갈수록 요구된다고 하기 때문에 엑셀을 활용한 재무 모델링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뒤에는 R이나 파이썬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도 조금씩 공부를 해둬야겠다.
사실 미국 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뒤 1년 동안 미뤄 두었던 미래에 대한 고민이 쏟아져 들어오며 몇 일간 시름시름 앓다가 이제 조금씩 정신을 차리고 한 해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국 회계사 자격증이 인생의 황금열쇠는 아니다. 하지만 냉정히 따져 봤을 때 전념자 기준 1~1년 반 정도의 수험생활로 얻을 수 있는 아웃풋은 가장 큰 라이선스라고 생각한다. 주변의 많은 합격자 분들이 실제로 동일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러니 수험생 분들 모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화이팅하기를!!!